[YOUNG] 일편단심 민들레 '열녀' 급증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14시 46분
"저는 일편단심 민들레예요."
젊은 여성들 사이에 `열녀'들이 늘고 있다.
남자친구가 군복무를 하는 동안 고무신을 거꾸로 신기는 커녕 남자가 군화를 뒤집어 신지 못하도록 하느라 진땀을 빼는 여성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이는 최근들어 군복무 중에 휴가를 자주 나올 수 있어 여자친구가 딴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
또한 남자친구가 전역할 때까지 잡념을 갖지 않는 대신 자기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열녀들은 여러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열녀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평강공주형'.
남자친구의 군복무 기간 중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거나 각종 자격증을 따내는 등 학업에 몰두하는 여성들과 직장생활을 통해 꾸준히 경제적인 안정을 꾀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자친구의 빈자리를 허전해하며 아무 일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남자친구의 제대만을 기다리는 `망부석형'이 바로 이 유형.
로미오를 따라 과감하게 죽음을 택한 것에서 비롯된 `줄리엣형'은 남자친구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쫓아갈 수 있다는 여성들을 의미한다.
매주마다 도시락을 싸들고 남자친구에게 면회를 가거나 하루가 멀다하고 편지를 쓰는 스타일이 이에 속한다고.
한편 최근 들어서는 `황진이형'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기생의 신분으로 여러 남자를 만났던 황진이를 본뜬 이 유형은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쉬지않고 미팅, 소개팅, 헌팅을 일삼아 남자들의 간을 콩알만하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전의 남자친구를 찾아가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여러 남자를 사귀어 보고 싶어 하는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유형이라고.
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김미영양（22．숙대 3년）은 "친구들 중에 어려서 만난 남자친구와 오래 사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보통 이 기간에 취업을 해 돈을 벌거나 대학원 진학을 하는 평강공주형이 많지만 요즘에는 황진이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