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최향남 6연승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00시 46분
LG 최향남은 22일 눈을 뜨자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삼성만 만나면 주눅이 드는 팀분위기를 혼자 힘으로 바꿔놓겠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 평소 모습을 지키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최향남의 이날 기도는 "힘을 달라" "꼭 이기게 해달라"는 것은 아니었다.
약한 마음을 추스려 흔들리지 않게만 해준다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후 2시 대구구장 마운드에 선 최향남의 곁엔 어김없이 주님이 있었다.
어느때보다 차분한 모습으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구석구석에다 꽂았다.
`새 가슴'이라며 놀려대던 삼성선수들의 야유도 더이상 없었다.
너무 완벽했기 때문이다.
LG는 7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을 한 최향남의 역투를 발판삼아 삼성을 12대3으로 물리치고 대구구장 7연패를 끊었다.
올시즌 6연승 무패란 성적은 최향남의 가슴에 붙은 훈장이었다.
김상진끼리 선발 대결을 펼친 잠실에서는 해태가 OB에 5대1로 이겼다.해태 김상진은 7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팀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OB 김상진을 울렸다.
이종범은 4회 도루를 추가, 27연속 도루 성공으로 신기록 늘리기를 계속했다.
롯데는 주형광 박지철의 계투로 한화를 5대4로 꺾고 6연패(1무 포함) 탈출에 성공했다.
쌍방울은 8안타를 효과적으로 터뜨려 현대에 4대2로 이겨 5할대 승률을 되찾아 4위권 진입의 꿈을 부풀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