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관전평]정신집중력이 승패 갈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21일 00시 46분
또한 승패를 떠나 선수와 팀을 좋아하는 팬들을 어떻게 납득시키느냐도 중요하다.
납득이라는 것은 오늘 졌어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줌으로써 내일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OB 선수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경기의 과정을 놓고 본다면 대단히 실망스런 경기였다.
승부처가 된 4회에 최해식이 몸쪽으로 오는 공을 피하지 않고 찬스를 연결시킨 것은 해태 선수들의 경기에 나서는 자세를 보여준 단적인 예였다.
그러나 정신력이나 투혼은 좋지만 남은 경기에서 해태의 안방을 지키는 주축 선수가 최해식이라고 보면 과연 부상에 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맞아야 하는가는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
어느 팀이나 50경기가 넘어가면서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쳐 있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다.
그러나 OB처럼 4회까지 4사구를 5개나 내주고 평범한 타구에 실책이 나와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수비시간을 연장시켜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까지 짜증나게 했다.
OB 투수 강병규는 초반부터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에게 끌려갔고 포수 진갑용은 공배합과 투수리드에서 실패했다.
결국 승패는 선수들의 정신적인 자세, 승부에 대한 의욕, 집중력에서 차이가 났다고 할 수 있다.
25연속 도루를 성공시킨 이종범의 투지넘치는 플레이와 기록달성을 축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