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다승왕 'GO'
기사입력 1997년 06월 20일 14시 45분
빈자리에는 반드시 그가 있다.
한화 정민철（25）이 다승왕을 향해 쾌속질주를 하고 있다.
비록 팀은 꼴찌에서 헤매고 있지만 정민철은 연패를 용납하지 않는 에이스의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있다.
지난 19일 대전 쌍방울전은 그의 존재를 확인한 경기.
정민철은 당초 꼴찌 싸움의 분수령이 될 주말 부산 롯데전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더이상 밀렸다가는 회생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강병철감독의 판단에 따라 일정을 앞당겼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등판해 3개의 4구를 내주는 등 컨디션은 불만이었지만 역시 정민철이었다.
8이닝을 던져 6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고 7승째.
이미 2연패를 한 팀이나 정민철 개인으로도 다승왕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마음속에서는 생애 첫 다승왕이 꿈틀거리고 탈삼진과 방어율은 거의 손아귀에 들어 있지만 팀성적이 부진하다보니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는 않았다. 다승은 공동 2위, 탈삼진（82개） 단독선두, 방어율（2.15） 공동 3위.
다승왕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도 섰다.
전반기까지 남은 4차례 등판에서 적어도 3승을 올려 10승을 채운뒤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다승왕 경쟁을 벌일 작정이다.
물론 팀성적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아무리 잘 던져도 점수를 뽑지 못하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 만큼 타자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만 그 협조는 소박하기 그지 없다.
"3점만 얻어라. 나는 2점대로 막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