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우리 입맛에 꼭 맞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0일 14시 45분
피자집의 더부살이 메뉴였던 스파게티가 독립을 선언했다.
스파게티 전문점이 최근 잇따라 생겨난 것.
더불어 김치 불고기 고추장 간장 등을 이용한 `한국식' 스파게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국산 스파게티 소스가 개발되면서, 수입통조림 소스를 가공하는 일본풍 스파게티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스파게티 전문점들은 소렌토가 지난 93년 종로1호점을 낸뒤 최근 대구 동성로에 4호점을 낸 것을 비롯, 스파게띠아가 오는 8월 이대정문앞에 2호점을 내고 파스타카사가 신촌점을 예정하는 등 전국 체인화가 확산되고 있다.
줄을 서서 입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서울의 스파게티 전문점을 소개한다.
▲파스타카사
전문점중 가장 많은 17가지의 스파게티를 내놓고 있다. 값은 5천∼6천원. 지난달 개업했다.
`보로네이즈 스파게티'가 잘 나간다. 쇠고기와 야채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로 맛을 냈다. 다이어트용 `샐러드 스파게티'도 눈길.
주인 정명호씨(42)는 "신토불이 소스와 농산물만 쓰는 곳은 우리 집뿐이다"고 말했다.
양파의 톡쏘는 맛이 사라진 양파피클이 이색 반찬이다. 카페풍 44석. (02)362－1636
▲스파게띠아
스파게티를 먹으며 철판구이집 마냥 주방에서 재료를 볶는 불구경을 한다.
새우위에 매콤한 칠리소스를 얹은 `잠베로니'(9천원)와 버섯위에 맛간장소소를 부은 `풍기'(8천원) 등 별난 스파게티가 15가지. 갈비탕 그릇 같은 푸짐한 그릇에 스파게티를 담는다.
타워호텔이 지난해 12월 서울 소공동에 1호점을 냈다. 지하1층 입구앞의 근사한 소파들은 점심때 5∼10분씩 기다리는 대기석이다. 30석. (02)771－6890
▲이탈리안 스파게티
이탈리아풍 4가지 스파게티를 전문으로 내놓는다.
`새우크림소스의 스파게티'가 간판. 7천500원. 양파와 베이컨을 즉석에서 후라이드팬으로 볶아내는 `로마와 밀라노풍 스파게티'는 남성 선호용. 6천500원이다.
김밥집 분위기지만 점심때면 다국적 손님들이 줄을 선뒤 입장하는 곳. 주인 김갑진씨(44)는 신라호텔 이탈리아식당의 조리사 출신이다. 개업 3년째. 16석. 저녁은 9시까지. (02)722－4675
▲소렌토
대중식 스파게티 전문점의 원조. 93년8월 종로2가 직영점을 선두로 대구 동성로 등 4곳에 체인을 열었다.
오징어 해물 햄 버섯 등에 데미소스를 친 `콤비네이션 스파게티'가 인기. 7천원.
홍영민 종로점장(34)은 20대 단골손님이 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16가지 스파게티를 고급 색도자기 그릇에 담았다. 실내 분위기도 각종 도자기로 장식해 깔끔하다. 30여석. 오전 11시30분∼오후10시. (02)720－5005
♣스파게티
피자와 파스타는 해산물이 풍부한 이탈리아 남부요리의 간판이다.
가루로 만든 면을 총칭해 파스타라고 한다. 100여종류의 파스타는 생파스타, 말린 파스타, 수제비형 녹키, 옥수수가루로 만든 포레탄, 간단한 디저트용 토치네 등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이중 면발이 긴 쪽은 스파게티라 부르고, 짧은 쪽은 마카로니가 대표한다. 스파게티의 맛과 이름은 소스가 좌우한다.
♣스파게티 넘버원
스파게티 전문점에 따르면 국내 넘버원 스파게티는 `새우크림소스 스파게티'.
새우크림소스는 원래 맛이 부드러운 여성취향형이나, 요즘은 남자들도 부드러운 맛대열에 대거 합류했다.
크림소스는 생크림에 보통 우유를 탄다. 재료와 함께 끓인뒤 믹서기에 가는 방법이나 유제품 등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새우를 많이 쓰지만 야채와 함께 모시조개 연어 햄 계란 등도 크림소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
♣스파게티 독립군::주재순씨
주재순씨(36．국일미업 대표)는 통조림을 가공해서 쓰는 일본식 소스에 반기를 들고 첫 한국형 스파게티 소스를 만들었다.
최근 경기도 부천에 소스 공장을 세우고 `메인드인코리아' 수출품을 양산중.
주씨는 국내 첫 파머산치즈를 개발해 미국산에 대항한 젊은 식품개발자.
양파 피클도 만들었다. 수입 오이피클은 가격조작이 심하다며, 가지 배추 등 다양한 우리식 피클을 개발중이다.
"스파게티도 신토불이 아니겠습니까?"
주씨는 지난달 이대앞에 스파게티 전문점을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