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텔] 도심피서지 각광
기사입력 1997년 06월 19일 15시 21분
`휴게텔'이 도심속의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연일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이용객이 부쩍 느는 등 휴게텔이 새로운 도심속 피서지로 자리잡고 있다.
휴게텔이란 휴게실과 호텔을 겸한 일종의 숙박시설.
작년초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반포 등 교통요충지를 중심으로 국내에 등장한 캡슐형의 이런 휴게텔은 새벽 열차이용객이나 고속버스승객들이 짬을 이용해 잠을 자며 피로를 풀기 위해 주로 찾았다.
그러나 요즘들어서는 더위를 피하려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 있는 `양재휴게텔'의 경우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주위 사무실에서 빠져나온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로 붐벼 38개에 달하는 캡슐이 모자랄 정도.
이같은 현상은 서울 종로나 삼성동, 청담동 등 오피스타운에 산재한 휴게텔 역시 마찬가지로 점심시간에 맞춰 자리잡는다는 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류지원씨（35．회사원）는 "날이 푹푹 찌는데도 불구, 사무실 에어컨이 시원치 않아 휴게텔을 자주 찾는다"며 "휴게텔은 사우나와 같이 샤워와 한증막시설이 있는데다 깔끔한 캡슐안에서 조용히 잠도 청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더욱이 휴게텔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데다 사우나와는 달리 방음시설이 잘돼 있어 `코골이'에 대한 걱정 없이 피서를 하며 피로를 풀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게 류씨의 얘기.
이런 휴게텔은 한밤중의 기온이 영상 25도에 육박하는 등 열대야를 방불케 하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피서와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게 특징.
보통 낮에는 5시간 기준으로 5천원 정도인 반면 밤에는 저녁 8시부터 다음날 12시까지 1만3천원 내외로 높지만 일반 모텔이나 호텔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직장 근처에서 잠을 자며 열대야의 고통을 덜 수 있어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휴게텔 체인점인 양재휴게텔을 운영하고 있는 윤용만씨는 "휴게텔이 도심속의 피서지로도 각광을 받으면서 이용객이 급증, 체인점 개설문의도 쇄도하고 있다"며 "퇴폐적 요소가 전혀 없는 휴게텔이 새로운 휴게문화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