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복심판] '인어들 잔치' 청일점 부러움 한몸에
기사입력 1997년 06월 19일 15시 05분
`여자들의 잔치'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청일점.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서 심판으로 활동중인 강정복씨（58）는 뭍남성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선수단과 운영위원을 통틀어 모두 여자뿐인 `꽃밭'에서 단 한명의 남자로 존재하는 `귀한 몸'이 바로 강정복씨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19일 올림픽공원 실내수영장에서 벌어진 제25회 해군참모총장배 전국수영대회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서도 혼자 동분서주했다.
강씨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과 인연을 맺은 것은 한국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 태동하기 시작한 지난 83년부터.
84년 LA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단이 구성됐고 이때 서울 남산체육관에서 수영강사로 있던 그가 심판으로 전격 영입된 것.
경희대 체육학과에서 체조를 전공하고 현대무용과 수영을 부전공한 그는 졸업후 동명여중고 체육교사로 부임했었고 종로 YMCA와 남산체육관을 거치며 `어머니 수영교실' `여성 수영학교' 등을 전담, 일찌감치 `여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쌓아왔다.
따라서 유난히 여자복이 많은 그에게 싱크로나이즈드는 운명과도 같은 종목이었다.
아무리 바빠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얼굴엔 항상 미소, 그래서 `사람좋은 아저씨'로 통하는 그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
"남자가 하는 일과 여자가 하는 일이 어디 정해져 있나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현재 올림픽 파크텔 헬스클럽의 당직 지배인으로 있는 그는 이달말 정년퇴임해 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그간 경륜심판자격증과 사회체육지도자자격증 등을 획득하며 자기계발에 무던한 노력을 쏟아부은 그는 "정년퇴임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또다른 인생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의욕이 앞선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