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 '제2의 홍명보' 꿈꾸는 리베로
기사입력 1997년 06월 19일 15시 03분
"제2의 홍명보를 꿈꾼다."
그의 나이 이제 스물. 하지만 `애늙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늘 여유롭고 차분하다.
수비와 공격 어디에서나 자유롭다. 그야말로 `리베로'라는 말이 어울린다.
바로 청소년축구팀의 `살림꾼' 박진섭（朴珍燮．SW．고려대 2년） 얘기다.
박이천 감독은 늘 그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지난 17일 남아공과의 97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가끔 자기 자리를 비운채 공격에 가담, 수비라인이 혼동을 겪기도 했지만 커다란 실수없이 공수 전반에 제 역할을 해냈다.
특히 2∼3차례 위협적인 돌파로 남아공 골문까지 치고 들어가는 과감성은 팀 분위기에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플레이 스타일이 꼭 자신의 생활태도를 닮았다."
박이천 감독의 칭찬처럼 성실한 생활 습관은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묻어나온다.
1m78, 65㎏. 서울 배재중 시절까지 키가 잘 자라지 않아 줄곧 수비수로 활약하다 배재고에서 공격수로 변신, 지난 94년 대통령금배 고교축구대회서는 감투상을 받기도 했다.
자리에 구애받지 않는 리베로 자질을 인정받은 것도 이때부터다. 청소년팀에서는 한동안 플레이메이커의 유혹（?）을 받기도 했다.
"어떤 위치 보다도 리베로가 가장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자기 자리를 찾은 듯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진가를 높이고 있는 `작은 홍명보' 박진섭.
이번 대회를 2002년 월드컵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그의 꿈이 결실을 맺을 날도 그리 머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