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보석] 중국-서울서 화려한 쇼
기사입력 1997년 06월 19일 14시 52분
국내 중견 디자이너 3명이 초여름 무더위를 잊고 서울과 중국에서 패션쇼와 전시회를 갖는다. 아이템은 한복, 보석.
6년만의 첫 패션쇼, 외국에 한국의 전통미 과시, 보석의 재활용을 주장 등 목적도 3인3색이다.
이들이 어떤 작품들을 보여줄 지 미리 살펴본다.
●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씨.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씨가 중국에서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이씨는 한－중 수교 5주년을 맞아 한국의 문화사절로 20∼24일 중국 4개도시에서 `한국복장전'을 갖는다.
중국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자 우리의 항일 독립운동의 주요 활동무대였던 상해, 남경, 양주, 소주에서 `현대한복의 흐름'과 `전통한복의 흐름'이라는 주제로 5차례의 쇼를 갖고 1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
개인적으로는 64년 데뷔 때부터 펼쳐온 작업을 총정리하고 2000년대 한복의 모습까지를 조명해 보는 무대인 셈이다.
이번 쇼에서는 삼국∼조선시대의 일상복을 귀족과 서민으로 나누어 재현한, 의상과 원단 색상에서 변화를 준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비롯해 금박, 자수, 그림 등의 디자인기법을 시대별로 구분해 보여준다.
머리장식, 신발 등 세세한 부분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 한복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74, 77년 미스 유니버스대회에서 최우수 민속의상상을 차지했던 작품들도 함께 출품한다.
● 한복 디자이너 허 영씨
한복 고유의 멋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디자이너 허 영씨가 21일 오후 7시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작품발표회를 연다.
91년 `우리 옷의 옛과 지금' 이후 6년만에 갖는 이번 쇼에서는 `우리 옷의 사계'를 주제로 120점의 작품을 발표한다.
제목에 걸맞게 무대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로 나누어 혼인날의 흥겨움과 잔치 뒤의 가족사진 촬영 장면을 연출하는 등 다채롭게 꾸밀 예정.
주아사, 모시, 생명주, 항라, 명주 등의 소재를 이용한 한복 특유의 깊고 차분한 색상과 천연염색을 통한 화려함을 대비해 보여주며, 흰색 모본단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도 함께 무대에 올린다.
"4계절 어느때 입어도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옷"이라고 한복을 예찬하는 허씨는 좁은 소매디자인과 자주색 삼회장을 고집하고, 치마 역시 속옷을 부풀리지 않고 차분하게 내려입는 등 전통의 선과 색을 고수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쇼에는 채시라, 이보희, 오정해, 김용림, 김영애 등 20여명의 탤런트가 우정출연하며 작곡가 김수철이 음악을 맡는다.
● 보석 디자이너 홍선민씨
어머니의 결혼반지를 딸이 결혼예물로 사용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풍습이다. 문화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디자인이 촌스러워 선뜻 주고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줄이 끊어지고 모양이 변하거나 크기가 맞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액세서리도 드물지 않다.
보석장신구 디자이너 홍성민씨는 바로 이런 경우에 필요한 사람이다.
어머니의 결혼예물을 대물림하는 전통을 만들어 보고자 오래된 보석류를 현대감각에 맞게 다시 디자인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
홍씨는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에서 `아트 투 웨어(Art To Wear)'전을 갖는다.
장롱 속에서 잠자던 보석들을 재디자인한 작품들만 모아놓은 자리이다.
전시 품목은 반지를 목걸이로 만들거나 브로치, 귀고리로 바꾼 갖가지 장신구들. 모두 고객의 주문을 받아 환골탈태시킨 `재활용품'들이다.
"보석이 사치품이라는 인식을 깨고 또 보석을 사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쓰는 일을 줄이자"는게 홍씨의 목적이다. 비용은 평균 30만∼5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