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맨해턴 밝힌 '만화왕국 주인공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9일 14시 42분
암흑에 휩싸인 세계 최대도시 뉴욕의 심장부 맨해턴. 그러나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수십만 군중의 환호성이 물결쳤다. 어둠을 뚫고 나타난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의 웅장한 자태 때문이었다.
무려 60만개의 전구로 장식된 수레들의 행진. 이름하여 `헤라클레스 일렉트리컬 퍼레이드'.
오는 27일 미국의 3천여 극장을 시작으로, 7월초 전세계에서 개봉될 월트디즈니의 35번째 장편만화영화 `헤라클레스'의 홍보를 위한 `뉴욕 이벤트'가 지난 14일부터 17일(한국시간)까지 이곳 뉴욕의 곳곳에서 열렸다.
전세계 어린이들을 `미키와 미니의 친구'로 만들어버린 월트 디즈니의 위력. `헤라클레스 일렉트리컬 퍼레이드'는 월트 디즈니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영화축제의 현장이었다.
`헤라클레스 일렉트리컬 퍼레이드'의 주인공은 헤라클레스의 호칭을 들어온 전세계의 스포츠 영웅들.
한국에서는 바르셀로나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가 참가했으며, 아르헨티나의 미녀 테니스 스타 가브리엘라 사바티니와 이탈리아의 스키영웅 알베르토 톰바 등 14명의 스포츠 영웅들이 `일렉트리컬 퍼레이드'를 이끌었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마이클 아이즈너 월트디즈니 회장을 비롯해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그리고 `헤라클레스'의 주제가를 부른 팝가수 마이클 볼튼, 앤디 가르시아, 하비 키틀, 앵커 바바라 월터스 등 명사들이 참석했다.
미국 디즈니랜드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일렉트리컬 퍼레이드'가 디즈니랜드 바깥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퍼레이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헤라클레스 수레'를 비롯해 신데렐라와 피터팬, 백설공주 등 디즈니랜드의 유명 수레들을 LA의 디즈니랜드에서 뉴욕의 맨해튼까지 옮기는데만 26개의 트레일러로 꼬박 일주일이 걸렸을 정도.
타임스퀘어 인근의 42번가로부터 센트럴파크에 이르는 맨해턴 중심부 3㎞ 구간을 완전 통제하고 소등한 뒤, 찬란한 불꽃수레의 행렬은 수십만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헤라클레스'의 홍보와 월트디즈니의 위용을 뽐냈다.
3백개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울리는 디지털음향은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으며, 화려한 불꽃놀이는 축제를 절정에 올려놓았다.
당연히 매스컴의 시선도 집중됐다. ABC TV 등 전세계에서 몰려든 300여 명의 보도진은 앞다투어 취재에 열을 올렸고, 위성을 통해 전세계로 중계됐다.
맨해턴의 슬럼가로 알려졌던 42번가에 뉴 암스테르담 극장을 개관하는 등 뉴욕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월트 디즈니에 대한 뉴욕시의 배려도 엄청났다.
1천여 명의 뉴욕경찰을 지원병력으로 파견한 것은 물론 2시간 동안 거리 전체를 소등하고, 동쪽 해안의 셀시 피어스 부둣가에는 수천명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관을 마련해주기까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