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 베이비세일-신세대부부 사랑학
기사입력 1997년 06월 18일 14시 23분
올 상반기에 개봉됐던 `미스터 콘돔'은 자극적인 제목만으로 흥행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개봉되는 `베이비 세일'(김 본 감독．영화세상 제작)도 `아이를 팝니다'란 뜻의 파격적인 제목의 영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육아문제를 놓고 벌이는 신세대 부부의 파워게임을 극단적인 상황의 에피소드로 꾸민 코미디 영화.
잠자는 시간에 아기가 울고, 이를 달래야 하는 책임을 서로 모면하려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인 이경영과 최진실은 자는 척하면서 일부러 상대방의 얼굴을 치거나 발로 배를 밟고 나가는 액션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이 부부의 싸움은 마치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서린 터너가 주연했던 영화 `장미의 전쟁'을 연상시킬 정도로 살벌한 `전쟁'과 같은 것이다.
최진실은 자기 남동생을 `베이비 도둑'으로 위장시켜 집으로 들어오게 하면서 남편을 협박한다.
이에 이경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아내가 가장 공들여 마련한 이벤트 행사장에 아기를 꽃다발속에 위장해 들어가 무대로 올려보내면서 행사를 망쳐버리는 것.
이외에도 다트판에 아내의 사진을 붙여놓고 다트를 던지고, 이혼을 하려 법원에 와서도 싸우는 등 상대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운다.
휴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던 이들의 전쟁은 결국 아기가 위급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끝난다.
이경영과 최진실의 코믹연기는 이미 정평이 난 것.
이경영이 병원 소아과에서 대기하던 중 아주머니들에게 오히려 육아지식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능청스러운 표정연기는 그의 전매특허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로 시선을 모으는 최진실은 술에 취한 척하면서 고성방가하는 장면 등을 통해 변화무쌍한 표정연기를 보여주며 그녀의 성가를 확인시켜 준다.
여기에 이들의 한살짜리 아들로 나오는 아역 기민혁군도 변기통 물속에 들어가 앉아 있는가하면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리는 등 극중 부모를 잘못 만난 탓에 여간 고생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