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선창(3)] 완도항-장보고 천년기상이 넘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8일 14시 11분
해양시대를 맞아 장보고의 꿈은 다시 피려나?
전남 완도로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이곳에다 바다제국 `청해진'을 세웠던 장보고였다.
1천100년전 중국과 일본을 잇는 망망한 바다를 주름잡으며 해상무역을 활발하게 벌였던 장보고의 영광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91년에 국제항으로 승격된 완도항은 오늘따라 외항선 한 척 보이지 않아, 아름다웠으나 조금은 쓸쓸해 보였다.
소안도 청산도 등 섬으로 떠나는 연락선들이 닻을 내리는 여객선 터미널 주변은 여행객들이 많았으나, 어판장 부근은 한산했다.
한때 고기 맛이 좋아 성시를 이뤘던 완도항 어판장이 지금은 제빙 냉동 냉장시설을 잘 갖춘 가용리로 옮겨 수협활선어공판장(조합장 김종식)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수협활선어공판장(0633-54-2188) 김창표 전무는 "어느 항구마다 어판장이 있지만, 완도는 예부터 고기맛이 좋고 싸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완도항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이곳의 상징처럼 돼 버린 섬이 하나 있다. 완도항 어선들의 나루터 바로 앞에 있는 주도는 120여 종의 상록수림(천연기념물 28호)을 지닌 초록 구슬처럼 아름다운 섬이다.
주도가 보이는 선창에는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온 장어 우럭 낙지 소라 등을 파는 아줌마들이 즉석에서 회를 떠서 판다.
장어 1㎏에 1만원, 소라 한접시에 1만원, 해삼 1㎏에 1만5천원.
"객지 사람들이 뭐땀시 오겄소? 싸고 싱싱한 회잡수러 오제."
완도 선창에서 가장 오래 장사를 한 아낙은 반지락할머니로 통했다. 30여 년을 선창에서 생선을 팔아 다섯 자녀들을 키우고 공부시켰다고 한다.
전남 완도군에는 유인도 55개, 무인도 146개 등 모두 201개의 섬이 있다.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태어난 부용동이 있는 보길도, 돈 많은 섬으로 알려진 소안도는 항일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곳, 늙은 어부 김문태씨(74) 부부만 살고 있는 한국의 클레멘타인섬 모황도, 모래가 운다는 그 유명한 명사십리가 있는 신지도….'
이 모든 섬들이 완도항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완도항에는 장보고의 개척정신을 계승하는 한편 완도항을 신해양시대의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해 민간인 100명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장보고축제위원회 사무실이 있으며, 멸치 김 톳 다시마 등 해산물을 파는 가게들이 `전국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면서 손님을 맞고 있다.
▲완도에서 놓칠 수 없는 곳 7
윤선도 유적지인 보길도 부용동. 보길도 예송리 해수욕장. 완도수목원. 정도리 구계등. 장도 청해진유적지.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주도 상록수림(들어갈 수는 없다).
○-완도의 멋
완도읍에 있는 오봉산 정상(상황봉 644m)에 오르면 다도해 풍경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아름답게 보인다.
오봉산 기슭에 있는 5만여 평의 오봉산관광농원은 비자림과 동백나무숲길이 고혹스러워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멋지다.
동백분재 6천여 주, 유자나무 1천500주, 애완동물까지 있어서 주말농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작은 폭포와 물놀이터, 물 미끄럼틀 시설도 있어서 여름철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집 별미는 오리주물럭과 토종닭, 멧돼지 등이다. 숙박도 할 수 있다. 0633-52-4279.
○-완도의 맛
완도의 특산물로 다시마가 있다.
금일수협유통에선 50여 종의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해조류 다시마에서 원액을 추출해 금일다시마액이란 건강식품을 만들었다.
금일수협유통 위량천(46) 대표이사는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청정해역 완도에서 나오는 다시마로 금일수협에서 직접 제조한 관광용 특산물"이라고 설명했다. 0633-53-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