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배낭여행도 '뺑뺑이'가 인기
기사입력 1997년 06월 18일 14시 11분
배낭여행도 `뺑뺑이'가 인기.
쉴틈없이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야 직성이 풀리는 기성세대들의 여행스타일을 신세대 배낭여행객들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배낭여행업계에 따르면 몇몇 여행사에선 신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의 이같은 여행형태를 싫어할 것으로 판단, 2∼3개 지역만 집중 탐방하는 상품을 내놓았으나 모두 목표치에 훨씬 미달했다.
배재항공의 경우 작년에 이같은 상품을 내놓았다가 파리만 날리자 올해는 아예 폐지해 버렸다.
대신 유럽배낭의 경우 하루에 한 도시 또는 2∼3일에 한 국가를 돌아보는 `뺑뺑이'식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는 것.
여행사들이 배낭여행상품도 패키지처럼 가급적이면 많은 도시, 국가를 넣어 빠듯하게 일정을 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나와 있는 배낭여행상품을 보면 16일에 7개국 10개도시, 29일에 9개국 14개 도시 식으로 한두 개 국가 및 도시를 빼고는 대부분 한 도시를 하룻만에 훑고 지나가는 강행군이다.
때문에 여행이 끝나고 나면 모두들 녹초가 되고 상당기간 여행 후유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특히 우리나라 배낭여행객은 파리 루불박물관 등 둘러보는 코스가 유명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어 배낭여행시즌에는 가는 곳마다 한국인들로 북적댄다.
반면 외국 배낭여행객들은 대부분 한 도시에 2∼3일 정도 묵는 것이 보통이며 방문하는 것도 유명 관광지에서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고루 돌아본다.
여행업계에서는 "기성세대들의 수박 겉 핥기식 관광행태에 대해 비난하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막상 자신들이 떠나면 똑같은 전철을 밟는다"며 "아직도 여행을 즐기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