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숍] 성인용품 판매 무인자판기 등장
기사입력 1997년 06월 17일 15시 06분
서울 도심 카바레에 무인 섹스숍이 등장,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섹스숍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일부 비난에도 불구하고 성업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자판기 섹스숍이 등장한 것이다.
지금까지 극장이나 터미널 화장실 등에 콘돔용 자판기가 설치됐지만 성인용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자판기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
국내 최초로 무인 섹스숍이 등장한 곳은 서울 남대문로 새로나백화점 옆의 J카바레.
업계에 따르면 이곳 외에 현재 러브 호텔, 약국, 피부비뇨기과, 찜질방 등에 곧 설치될 예정이어서 올해안에 1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카바레에 성인용품 자판기가 설치된 것은 지난 14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카바레 한 켠에 가로 80㎝, 세로 60㎝, 높이 1.8m 크기의 자판기를 설치,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성인용품 자판기는 일반 섹스숍에서 취급하는 각종 성인용품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을 자판기에 넣어 고객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판기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성인용 비디오 테이프, 윤활젤, 장미꽃 팬티, 먹는 팬티, 야광콘돔, 성보조기구, 남성용 1회용 자위기구, 질 수축용 비누 등 10여 가지. 가격은 500원∼9만9천500원으로 다양한데 일정액 이상을 구입하면 복권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섹스숍에 들어가는 것이 쑥스러워 성인용품 구입을 꺼리는 남성이나 여성들이 주요 타깃이다.
실제 이 카바레의 경우 설치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10여 명의 손님이 자판기를 이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용 고객의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점. 이들 여성들은 성인용품 자판기가 신기한 듯 호기심 삼아 1∼2개씩 사간다는 게 이 업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 카바레의 웨이터 `삼용이'（예명．42）는 "처음에는 손님들의 반응이 어떨까 무척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좋다"며 "성인 남녀가 모이는 업소 성격상 성관련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판기 생산업체인 （주）유경의 류웅상씨（33）는 "성개방 풍조의 확산으로 섹스숍이 성업중이지만 체면 때문에 이용을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 데 착안해 무인 섹스숍을 설치하게 됐다"며
"미성년자들이 이용할 수 없는 업소에만 설치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