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결산] 무패 우승 자신감 '수확'
기사입력 1997년 06월 17일 14시 43분
`총론은 OK, 부분적으론 미흡.'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축구 대표팀은 지난 16일 끝난 제2회 코리아컵 국제축구대회서 우승을 차지해 외형상으로는 반듯한 성적을 올렸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번대회는 대회 자체의 성적보다도 오는 10월22일부터 벌어질 98프랑스월드컵 아지아지역 최종예선전（장소는 미정）을 앞두고 과연 한국축구가 4회연속 월드컵에 진출할수 있느냐하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회였다는 점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참가팀들의 전력이 예상보다 약해 월드컵팀의 정확한 수준을 가늠하기엔 다소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무패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해 일단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수 있다.
또 3경기서 7득점, 2실점을 기록해 게임당 2점 이상의 득점을 뽑아낸 안정된 공격력과 상대 공격을 0점대 실점으로 틀어막은 침착한 수비력도 그런대로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우선 게임리더와 플레이메이커가 확실치 않아 전체적으로 `차범근 축구'의 색깔을 찾기가 어려웠다.
또 전체적으로 포지션별 핵이었던 홍명보（수비）－윤정환（미드필더）－황선홍（공격）의 공백이 너무커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시종일관 플레이 패턴이 같아 상대수비가 쉽게 우리의 작전을 읽을수 있었다는 점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대표팀을 상비군으로 운영해 많은 선수들이 수시로 교체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축구 특유의 조직력이 떨어진 점도 장점이 퇴색된 부분이다.
이제 최종예선전까지 120여일 남은 기간동안 엔트리를 확정짓고 베스트 멤버를 구성해 어떻게 `차범근 축구를 숙성'시키느냐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