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몸이 가뿐합니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7일 14시 36분
한화 구대성（28）이 여름철 대반격의 방패막이를 다짐하고 있다.
초반 지독한 난조로 `대성불패'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던 구대성은 더위가 시작되면서 진면목을 보이고 있다.
제구력은 물론,구위가 작년과 별차이가 없는 것.
특히 등판간격이 뜸해지는 바람에 경기감각은 다소 미흡하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은 너끈하다.
11세이브 5패, 방어율 4.19.
성적만을 놓고 보면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구원왕 2연패를 따질 입장이 아니다.
팀의 꼴찌추락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구대성이 `백의종군'을 되새기는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잠실 OB전은 구대성의 재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2_0으로 앞선 6회에 등판해 3안타 2실점을 했지만 4이닝을 던지면서도 최고시속은 꾸준히 145㎞ 이상을 기록하며 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시즌 초반에는 상상도 할수 없는 쾌속투였다.
구대성의 어깨가 뒤늦게 발동을 건 데는 무엇보다 심각했던 어깨통증이 말끔히 가셨기 때문이다.
작년 어깨수술을 하는 덕분에 겨울훈련을 제대로 못한 후유증이었다.
하지만 구대성의 어깨통증을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작년 투수 4관왕을 차지한데 따른 해이해진 정신력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으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었다.
"일일이 설명할수도 없잖아요. 변명만 될 뿐이니 실력으로 보여줘야지요."
구대성은 올시즌 잘나가는 LG 이상훈, 해태 임창용 등을 볼때마다 오기가 솟는다.
어차피 승부는 물건너갔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성적을 떠나 자존심만은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