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세계미술팬 사로잡는 한국관
기사입력 1997년 06월 17일 14시 19분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니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4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 현대미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공식개막된 이번 비엔날레는 전체적으로 예년만 못하다는 평이지만 한국관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95년 전수천씨에 이어 `오페라 부르는 부타' `비빔밥 만들기'등을 선보인 강익중씨가 특별상을 수상하자 그의 작품을 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벽면 전체를 1만1천여점의 미니 회화로 가득채운 강씨의 모자이크 작품 앞에서 `미술이 꼭 어렵고 난해하지만은 않다. 재미있고 흥미롭기도 하다'며 즐거워했다.
강씨와 함께 출품한 이형우씨(42세．홍대교수)의 작품도, 조각의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심플한 형태와 원구형의 철조망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장 겸 심사위원장인 포마스크렌즈가 `한국관이 최고다'라고 할만큼 세계 미술전문가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우리 미술의 발전가능성을 짐작케 했다.
올해로 102년째를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는 지구촌 비엔날레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한다. 이번에는 세계 58개국 190여명의 작가가 참가, 오는 11월 9일까지 계속된다.
아트페어가 판매를 위주로 한 미술견본시인데 비해 비엔날레는 세계 현대미술의 진보적인 흐름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
전회에 비해 작품의 내용과 질면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비해, 행사장은 축제 분위기 속에 매일 구름같은 관람객이 몰려들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국가관상을 수상한 프랑스관이 포퍼먼스와 비디오, TV설치미술, 오브제등을 하나로 결합한 거대한 제작 시스템을 보여줬으며 영국관 그리스관 체코관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장르별로는 설치미술, 테크놀로지 아트가 약간 퇴조하고 회화 조각 사진 등이 고루 등장했으며 대가들과 함께 신진작가의 부상도 특징적이었다.
한편 한국관 커미셔너인 오광수씨(미술평론가)는 "한국미술을 널리 알리는 창구를 마련해 기쁘다"면서 "강익중씨의 이번 수상은 세계 미술계가 한국미술을 인정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