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피우는여자] 연기로 토해내는 '허무의 늪'
기사입력 1997년 06월 16일 14시 17분
극단 산울림은 20일부터 7월20일까지 한달간 서울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손숙의 모노드라마 `담배 피우는 여자'（김형경 원작, 임영웅 연출）를 앙코르 공연한다.
이번 무대는 올 이해랑연극상을 받은 손숙씨의 수상 기념무대로 마련된 것.
`담배 피우는 여자'는 지난해 10월 초연된 이후 장장 5개월동안 여성관객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작품.
관객들의 감소로 우울한 연극계에 보기 드물게 보조석까지 놓으면서 흥행 성공을 거두었으며 대전, 부산, 대구를 비롯한 12개도시 순회공연을 가져 지방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작품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은 이웃집 여자에 대한 한 중년 여자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이웃집 여자는 처녀시절부터 담배를 피우는 여자였으며 흡연은 그녀에게 실존적 허무를 채워주는 유일한 위안.
그녀의 남편은 아내의 흡연을 허용하지 않으며 폭력까지 행사하고 그녀는 그 폭력으로부터 도망치다가 추락사한다. 그러나 남편의 폭력은 자궁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아내가 흡연 때문에 다시 병에 걸릴 것을 염려한데서 비롯됐다는 복선이 깔린다.
사랑이 가해로 귀결되고 마는 부조리한 현대인의 일상의 늪. 고독한 개인들이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된 채, 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로서만 작용하는 일상의 늪에 대해 `담배 피우는 여자'는 이야기한다.
노련미 넘치는 연출가 임영웅이 무대형상화하며 무대미술가 박동우가 아름다운 장치를 선보인다. 화 오후 3시, 7시30분. 수 목 오후 7시30분. 금 오후 3시, 7시30분. 토 오후 3시, 6시. 일 오후 3시. （02）334－5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