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축구] '스트라이커 묶어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16일 14시 17분



"남아공 공격의 예봉을 꺾고 첫 승을 위한 디딤돌을 놓겠다."

한국 청소년축구팀의 전문 수비수 심재원（20） 박준홍（19·이상 연세대）이 특명을 받았다.

17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사라와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강호 남아공과의 97세계청소년（U_20）축구선수권대회 B조 예선 1차전서 `스트라이커 킬러'역을 맡게 된 것.

남아공의 공격 듀오 베네딕트 맥카시_다니엘 마차오의 발만 묶는다면 절반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 박이천 감독의 고뇌어린 결단이다.

네덜란드의 아약스 암스테르담에서 활약하고 있는 맥카시는 1m80으로 점프력과 순발력이 좋아 공중볼 다툼에 능한 심재원（1m83）이 맡는다.

반면 1m65 정도로 키는 작지만 1대1 돌파가 특기인 마차우는 `찰거머리' 박준홍이 책임진다.

당초 박이천 감독은 그동안 오른쪽 사이드어태커로서 공－수 양쪽에서 활약해오던 박준홍의 스토퍼 기용을 놓고 고심해왔으나 심재원과 함께 연세대에서 줄곧 호흡을 맞춰온데다 수비수로서 투지와 근성을 겸비, 스트라이커 전담 마크맨으로 최종 낙점했다.

지난 95년 아시아학생선수권대회（부루나이）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심재원은 중－고시절부터 붙박이 수비수로 이름을 떨쳐왔고, 박준홍 역시 `독종'이라고 불릴만큼 수비수로서 자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수비 콤비 말디니－바레시를 존경한다는 심재원과 박준홍.

"그동안 수비불안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에 그런 우려를 씻어버리고 첫 승의 주역이 되고 싶습니다."

결전을 앞둔 이들의 한결같은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