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고무줄 피칭'
기사입력 1997년 06월 15일 14시 59분
쌍방울 김현욱（27）만 나오면 상대편 타자들은 도무지 칠 의욕을 잃고 만다.
잔뜩 긴장한채 한방 날리려고 기다리다가도 김현욱이 온 몸에 힘을 뺀 채로 던지는것 같은 비실비실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
똑같은 투구폼에서 똑같은 각도로 직구보다 20㎞나 느리게 날아드는 공에는 제 아무리 강타자라도 속수무책이다.
타자를 우롱하는 `허허실실 피칭'이 바로 시속 134㎞밖에 안되는 김현욱의 직구를 위력적으로 만드는 무기.
지난 13일 전주 LG전에서 김현욱의 완급 조절은 더욱 빛났다.
타자를 쥐었다 놓았다 마음대로 요리하며 4⅓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구원승, 약 한달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다승 공동선두（7승）에 오른데 이어 14일에는 시즌 첫세이브까지 올렸다.
시즌 초반 6연승이 주춤한 것도 잠시.
더위로 타자들이 고생하는 6월에 들어서면서 `허허실실 전법'은 더욱 위력을 떨치고 있다.
7경기에 등판해 10⅔이닝을 던지면서 자책점은 단 한점, 방어율 0.84의 짠돌이 피칭.
14일 현재 팀내 방어율 1위（2.79）이고 또 타자와의 승부 요령을 터득해 25경기에 나서면서 아직까지 단 1개의 홈런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공 던지는게 재미있다.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이길때는 더 신난다."
`구원파 다승왕' 김현욱이 버티고 있기에 쌍방울의 마운드 높이는 결코 낮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