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공포의 괴질 원인을 모른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42분
`공포의 괴질, 그 정체는 무엇인가.'
과천경마장에 불어닥친 괴질은 첫 발병마가 생긴지 10일이 지난 지금까지 그 실체를 베일 속에 숨겨놓고 있다.
14일 현재 이 정체불명의 병원균에 의해 숨진 경주마는 9마리.
그러나 임시마방에 격리수용된채 사경을 헤매는 경주마도 15마리나 된다.
문제는 괴질의 정체가 밝혀지려면 수의과학연구원의 혈액검사결과가 나오는 오는 19일 이후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때쯤이면 사경을 헤매는 15마리 중 상당수는 이미 목숨을 잃은 뒤라는 점이다.
애타는 쪽은 마주, 조교사, 기수 등 마필관계자와 24시간 치료에 몰두하고 있는 수의사들.
속타는 것은 똑같지만 이들이 추정하는 괴질의 실체는 다소 차이가 있다.
조교사, 기수 등 조기협회 관계자 중 일부는 지난달 21일 마사회가 일제히 실시한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3년전 부산에서 잘못된 뇌염예방 백신으로 숨진 사람도 있다"며 "백신을 투여한 뒤부터 고열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말들은 이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감기몸살을 앓아 접종을 하지 않았던 `대항'이란 말 역시 최근 괴질에 걸렸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신빙성 없는 주장이 돼버렸다.
수의사들은 일단 일본뇌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지만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본뇌염의 경우 발작증세가 이처럼 심하지 않고 특히 눈에서 진물이 흘러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
이 때문에 수의사들은 뇌수막염이나 최근 이상기온으로 인한 집단 일사병 등을 염두에 두면서도 최악의 경우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종류의 질병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수의과학연구원의 결과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사경을 헤매는 15마리의 목숨은 오로지 하늘의 뜻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