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피펜-궂은일 마다않는 전천후 살림꾼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32분
NBA（미국프로농구） 시카고의 슈퍼스타는 단연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4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황소군단'의 무한질주는 결코 조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위업.
시카고 우승신화는 `황제'의 곁에서 정상의 기량으로 코트를 누빈 NBA 최고의 스몰포워드 스코티 피펜（32）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명의 센트럴아칸소대를 거쳐 지난 87년 시카고에 입단한 피펜은 재주가 많아 코트의 살림꾼으로 통한다.
패싱 리바운드 슈팅 등 다양한 능력을 고루 갖춰 포인트가드 파워포워드 슈팅가드 등 모든 포지션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전천후 플레이어.
또한 눈부신 수비능력으로 시카고 트레이드마크인 압박수비를 이끌어 5시즌 연속 `올해의 수비수 베스트5'로 뽑혔다.
조던과 찰떡콤비를 이뤄 4개의 챔피언반지를 따낸 피펜은 이번 시즌 유타와의 챔피언결정전서도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왼쪽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피펜은 매게임 폭발적인 3점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가 하면 수비에선 넓은 시야로 유타의 공격 길목을 차단했다.
특히 슬럼프에 빠진 데니스 로드먼을 대신해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 골밑을 굳건히 지켰다.
이에 따라 정규시즌 게임당 평균 6.5개였던 리바운드가 챔피언결정전 들어선 5게임 평균 8.2개로 늘어났다.
3차전서는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게임 최다3점슛 기록인 7개를 터뜨리며 전문슈터 못지않은 슛감각을 과시했다.
지난 12일 벌어진 5차전 종료 25초전 조던에게 노마크 3점슛 찬스를 제공, 시카고가 소중한 3승째를 거두는데 숨은 공신이 됐다.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쪽은 인기절정의 조던이었다.
그러나 묵묵히 제몫을 다하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피펜의 활약상은 음지에서도 항상 빛을 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