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최종예선] 아시아에 거센 '모래바람'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29분
아시아 축구계에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10개국을 뽑는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14일（한국시간） 현재 진출한 나라중 한국을 제외하고 4팀이 모두 중동국가인 것.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이란 등이 바로 이들이다.
여기에 3연승을 달리고 있는 7조의 쿠웨이트도 최종예선진출이 확실해 정확히 절반의 최종예선티켓을 중동국가가 가져가는 셈이다.
86년 멕시코월드컵예선까지도 극동, 동남아와 균형을 이루던 중동축구는 4년뒤 열린 로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상위 2개국 본선진출）에서 동남아 각국을 경악시켰다.
최종예선팀 6자리를 극동（중국 북한 한국）과 함께 반반씩 나눠먹은 것.
6개팀을 뽑았던 지난 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사우디 이란 이라크등 3개팀이 진출했었다.
더욱이 사우디는 무패（2승3무）로 조 1위를 기록하며 당당히 본선무대에 진출했다.
엄청난 오일달러를 앞세워 마리오 자갈로（現 브라질대표팀 감독）와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를 스카우트하고 최신식 경기장을 지어 훈련환경을 개선해 나가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중동축구.
중동은 아시아 월드컵예선의 전초전으로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국제축구대회에서 또다른 도약을 선보였다.
마치 더이상 아시아권에선 상대할 나라가 없다는 듯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란 쿠웨이트 등 중동의 강호들이 4강을 독식했다.
대회 MVP 아지지와 득점왕（8골） 알리 다에이（이상 이란）, 하산 아메드（사우디） 등 그동안 중동축구가 다듬어온 `보물'들을 앞세워 아시아 축구를 제패했다.
아시아 맹주(盟主)를 자처하던 한국에도 이제 중동은 넘기 힘든 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의 차범근 감독도 "프랑스로 가기 위해선 중동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