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감독] '홈서 보자'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22분
`사우디에서 당한 수모를 포항에서 2배로 갚아주마'.
12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알히랄클럽과의 제3회 슈퍼컵 1차전서 0대1로 패한 포항 박성화 감독은 14일 오전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의 표정에선 패장（敗將）의 의기소침함보다는 오히려 "이만하면 됐어"라는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이번 사우디 원정 1차전은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6시간의 시차탓에 한국시간으로 꼭두새벽에 경기를 치러야했던 부담은 차치하고 이동하는데 걸린 꼬박 하루의 시간은 선수들을 녹초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뭐니뭐니해도 한밤중에도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더위였다.
사우디에서 연중 가장 무덥다는 6월.
낮기온은 섭씨 50도를 넘나들었고 경기가 벌어진 사막 한가운데의 킹파드구장은 오후 9시임에도 섭씨 39도를 기록, 선수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1차고비를 넘긴 만큼 오는 19일 오후 7시30분 포항에서 벌일 2차전에서는 대반격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두겠다는 야심이다.
반드시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지만 홈 이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공격라인에선 독일 분데스리가 출신 `특급 골게터' 미하일（유고）과 공격형 MF 싼더（네덜란드）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대량득점을 노릴 수 있다.
여기에 손목골절 부상중에도 출전투혼을 보였던 `017해결사' 박태하의 컨디션이 하루가 다르게 상승궤적을 긋고 있고 서효원－전경준의 `허리콤비'가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포항의 자신감을 배가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박성화 감독은 "알히랄클럽은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다. 원정경기서의 패배를 홈에서 되갚아주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