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6월 무더기 대포'는 연중행사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19분
`슬슬 시작해볼까'.
삼성 양준혁（28）이 홈런왕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3일 현재 10개, 선두 해태 이종범과는 3개차.
높은 타율（0.366）에 비해 뜸하던 대포를 한꺼번에 몰아치며 경쟁자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절대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팀내에선 어느덧 고참으로, 사욕을 앞세워 팀배팅을 그르치는 것에 무척 신경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록'에 대한 남다른 집착은 특유의 근성과 파이팅을 낳았다.
지난 3일 대구 롯데전에서 남들이 눈치채지 못한 대기록 `8타석 연속안타'를 눈앞에 두고서는 "번트를 댈까 한참을 고민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3일 인천 현대전에서 130m짜리 초대형 장외 우중월 2점홈런을 터트리며 개인통산 100호 홈런을 기록한 후에도 "5월에 100개를 채우려고 했었는데…"라며 아쉬움부터 드러낼 정도.
이틀연속 홈런포를 쏘아대며 `아홉수' 없이 단숨에 100호 홈런을 날린 양준혁은 지난 93년 데뷔후 528경기만의 대기록을 일궈냈다.
팀선배 이만수의 420경기 다음으로,2번째로 짧은 기간.
이날 홈런으로 이승엽을 제치고 타점 단독선두（40개）로 올라선 양준혁은 6월 대공습의 채비를 끝냈다.
작년까지 90개의 홈런 중 6월에 기록한 것이 25개, 다른 달에 비해 배가 넘을 정도로 강한 면을 보였다.
"지금쯤이면 슬럼프가 올 법도 한데 올해엔 이상하게 그런 `불청객'이 찾아오질 않네요."
본격적인 삼복더위를 앞둔 6월, 양준혁이 그려내는 시원스런 대포를 보며 무더위를 식히는 것도 기대해 봄직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