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고독한 터프가이'로 돌아오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07분
`인샬라' 이후 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터프 가이 최민수가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다.
100% 성인 오락 영화를 지향하고 나선 정지영감독의 `블랙잭'(신도필름 제작)이 최민수의 야심작.
두 남녀의 지능적인 게임을 통해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재미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고, 마지막 결말을 알 수 없는 치밀한 음모를 배치해 둔 에로틱 스릴러영화다.
최민수가 펼쳐낼 캐릭터는 이혼 후 독신으로 살고 있는 형사 오세근.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며 오직 자신만을 믿는 이기적인 성향의 인물이다. 하지만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은 저돌적인 면도 있다.
"배우로 태어 났고, 배우로 살아 가고, 배우로 느낄 뿐"이라는 게 최민수의 배우 운명론. 최민수는 자신의 철학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영화계 일각에서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덤덤히 받아 넘긴다.
"내 인생은 아무도 대신 살아 주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블랙잭'을 선택했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최민수의 자세일 뿐이다.
특히 `블랙잭'의 정지영감독과는 최민수의 무명 시절 `남부군'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게 했던 인연 때문에, 또 `하얀 전쟁'의 출연을 앞두고 느닷없이 TV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캐스팅되면서 인연을 지속시키지 못했던 아쉬움 때문에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한편으로는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로 역시 청룡영화상 그랑프리를 차지했으나 흥행에는 참패했던 `쓰라린 기억'을 기필코 정감독과 함께 만회해 보겠다는 의지의 발현이기도.
지난주 초부터 시작된 `블랙잭'의 촬영에서 특유의 빛나는 눈빛과 카리스마로 촬영 현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투지'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