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 '상품 조건없는 교환-환불'악용 골머리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5시 13분
책임전가형, 방치형, 신모델 숭배형, 권태형, 아리까리형, 안면몰수형, 시험삼아형….
E마트가 지난달 30일부터 실시한 `조건없는 교환환불' 서비스를 악용하는 얌체손님이 적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제도를 실시한 후 7개점 전점에서 교환이나 환불이 하루 평균 483건꼴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고객의 무리한 요구가 14건에 달한다.
책임전가형은 잘못을 모두 유통업체에 떠미는 유형으로 구입한 계란을 가져가는 도중에 다 깨졌다며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식이다.
방치형은 오랫동안 방치해뒀던 상품을 가져와 유효기간을 빌미삼아 환불해가는 유형. 1년전 구입한 옥수수캔, 푸르츠 칵테일, 쫄면, 참치캔, 마요네즈 등을 들고 와 "유효기간이 지나 변질돼 못먹고 있다"며 환불을 요구한다.
구형 가전제품을 깨끗이 보관하고 있다가 갖고 와 신모델로 바꿔 주거나 환불해달라고 하는 신모델 숭배형도 얌체족으로 분류된다.
권태형은 사용하던 제품에 싫증이 난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로 지난해 입었던 무스탕을 바꿔달라거나 1년전에 구입한 어린이용 게임기를 바꿔달라는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구입한 상품의 품질이 의심스럽다며 바꿔달라는 아리까리형, 무조건 물러달라고 우기는 안면몰수형, 신문을 보고 정말 환불해주는지 확인해보자며 조르는 시험삼아형도 있다.
E마트 지원담당 정오묵 부장은 "할인점은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곳이지 아무 요구나 다 들어주는 곳은 아니다"라며 "다 쓴 비누조각을 환불해달라거나 냉장고를 더 큰 것으로 바꿔 달라는 식의 요구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