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골프교실] 골프의 허와 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54분
골프를 배우면서 귀따갑게 들었던 잔소리（?）가 "머리를 움직이지 마라"는 말일 것이다.
머리를 꼬치에 꿰어둔 것처럼 고정시키고 샷을 하라는 이 말은 분명 일리가 있다. 스윙의 축（軸）이 머리인데 그곳이 움직인다면 만사휴의（萬事休矣）일 수 밖에 없다.
실제 PGA중계를 보고있으면 일류선수들은 스윙 도중 거의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다. 천천히 백스윙을 했다가 공을 때리고 나서야 머리를 든다. 바로 그것이다.
`머리를 움직이지 마라'는 말은 샷의 기본인 어드레스에서 테이크백을 할 때 까지의 자세를 고정시키라는 지적이다.
`탑 오브 스윙（ Top Of Swing）'에서 임팩트를 거치며 팔로스루로 들어갈 때까지 머리를 못박아두라는 얘기는 아니다.
스윙 내내 머리를 고정시켜두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첫째 몸이 굳어버린다.
목덜미에서부터 어깨－등줄기－허리에 이르기 까지 마치 납을 부어놓은 듯 뻣뻣해지면서 동작이 무거워진다.
또 상체가 무거워지는 반동작（反動作）으로 하반신이 헝클어지면서 체중의 이동을 감당해내지 못한다. 상체가 고정되니 무릎은 바깥으로 도망가고 허리는 한쪽으로만 비틀어진다.
`머리를 움직이지 마라'는 얘기는 초반의 백스윙때 까지이다.
테이크백에서 탑 오브 스윙 까지만 돌부처 노릇을 하면 된다.
다운스윙부터 팔로스루로 옮길 때에는 억지로 힘을 넣지않는 한 스윙궤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머리를 붙잡아두면 스윙이 작아지고 그만큼 비거리도 줄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