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행운의 사나이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35분
LG 손 혁（24）은 행운이 따라주는 편이다.
나란히 중고신인인 `러키보이' 신국환과 닮았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면 타선이 잘 터져준다.
12일 광주 해태전까지 8차례 선발로 나와 4연승 무패.
손 혁이 던진 경기에서 LG가 진 적은 딱 한번, 지난달 10일 광주 해태전 뿐이다.
8경기중 4경기가 LG의 역전승.
특히 12일 이전의 최근 두차례 등판서는 각각 7실점, 5실점을 몰아내주며 패전투수의 요건을 채운채 강판했으나 막판 타선이 어김없이 뒤집어주는 바람에 패전을 면했다.
`억세게 운이 좋다'고 말하면 손 혁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실력없이 운이 따라주냐"고 넉살이다.
그리고 12일 광주 해태전서는 스스로의 말처럼 `왜 운이 따라주는지' 탄탄한 실력을 보여줬다.
공은 낮게 컨트롤됐고 변화구와 직구를 섞는 타이밍도 빼어났다.
크게 빠른 공이 아니어서 호랑이 타자들은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손 혁의 경쟁무기.
절묘한 코너워크로 능글능글하게 맞혀 잡으니 7이닝 4안타 1실점.
홈런 1방으로 1점을 먼저 내줬지만 흔들림 없이 호투를 계속하니 쌍둥이 타선은 8회 어김없이 경기를 뒤집어줬고 손 혁은 4승째를 챙겼다.
손 혁은 건강하다.
늘상 즐거운 얼굴, 내일을 믿는 낙천적인 성격이다.
프로 첫 해의 부진을 딛고 당당하게 부활한 것도, 행운이 신나게 따라다니는 것도 다 `그의 실력'인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