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바젤아트페어] 21개국 작가 1천여명 미술 박람회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3시 56분
인구 15만의 조용하고 자그마한 스위스 공업도시 바젤이 미술 열기로 달아올랐다.
지난 11일 개막. 18일까지 메세바젤에서 열리는 `97 바젤 아트페어'에 전세계 컬렉터들과 저명 미술관－화랑관계자, 작가, 미술애호가들이 몰려들어 고가의 미술품을 매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로 28회를 맞는 이번 아트페어에는 21개국 263개 화랑이 참가,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설치 등 다양한 현대 미술의 조류를 선보이고 있다.
출품작가는 1천여명. 피카소를 비롯한 예술사의 대가에서부터 실험성이 강한 신진작가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미술시장이자 박람회장답게 현대미술의 전 장르가 망라돼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리며 1층에는 이미 평가가 끝난 대가들의 작품, 2층에는 최근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실험적인 작품들이 출품돼 있다.
특히 이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신진작가 코너인 스테이트먼츠(Statements)와 사진을 독립분야로 보여주는 포토갤러리, 백남준에서 빌비올라 등 세계 거물 비디오 아티스트들이 최근작을 내놓은 비디오 포럼 등의 운영이다.
단지 미술판매뿐 아니라 앞으로의 현대미술의 방향까지 제시해주고 있는 기획전은 바젤 아트페어에 다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의 페이스, 프랑스의 이봉랑베르, 스위스의 바이엘러 등 세계 유수화랑이 총집결한 가운데 특히 사진물의 강세가 돋보인다.
한편 국내 참가화랑인 가나, 가인, 국제, 박여숙, 현대화랑 등도 첫날부터 6점의 작품을 판매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 화랑에선 서세옥씨의 대형 수묵화(7천600만원)등 총 3점, 신성희씨의 입체회화(450만원)가 판매됐고, 가나에서는 최종태씨의 청동조각(3천600만원), 국제화랑에서는 코디 최의 입체작품이 250만원에 팔렸다.
또 박여숙화랑에서는 닥종이 작가 정창섭씨의 한지작업(2천300만원)을 판매했다. 그외에 조덕헌, 오치균, 최선명, 김기린씨 등의 작품에 컬렉터들의 상담이 몰리기도.
자밀레 웨버 화랑을 비롯한 외국화랑에서 초대받은 백남준씨를 포함, 이우환, 심문섭씨 등은 외국화랑 초대로 출품, 세계무대를 향한 한국미술의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외국작품중에는 자스퍼 존스의 `더블 화이트 맵'이 무려 108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고, 피카소의 드로잉작품(27×32㎝)이 1억8천만원, 프란시스 베이컨의 대형작품이 72억원,
자코메티의 입상조각 43억원, 샤갈의 회화 `푸른새'가 8억1천만원 등에 나와 걸작의 고부가 가치를 실감케 했다.
나라별로는 독일이 56개 화랑, 스위스 43개, 프랑스 38개, 미국 31개, 이탈리아가 22개 순으로 참가했다. 동양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참가했으나 일본이 2개 화랑에 불과해 수적으로 한국 화랑의 우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작품 출품차 바젤에 온 서세옥씨는 "한국 미술이 결코 세계시장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만의 독자성 개발이야말로 세계성 획득의 첫째 요건"이라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