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뻥튀기 수영복' 등장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15시 25분
수영장에 가짜 글래머가 판치고 있다.
몸매가 빈약한 신세대들이 두툼한 패드가 들어 있는 수영복으로 위장해 수영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착용한 수영복은 `바디 메이크업 수영복'.
수영복 안에 두툼한 패드가 들어 있어 가슴과 히프를 커 보이게 한다 해서 `뻥튀기 수영복'으로도 불린다.
최근 개장한 용인 캐리비안베이의 야외수영장을 비롯, 실내 수영장, 선탠카페 등에서는 이 수영복을 입은 젊은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비키니나 원피스 수영복 속에 이중삼중으로 패드를 붙이고 와이어를 덧대 실제 가슴보다 크고 탄력 있게 보이도록 해 가짜 글래머로 거듭나고 있다.
히프가 빈약한 여성은 수영복 히프선 뒷 중심에 절개선을 넣고 볼륨감을 줘 사과 같은 히프를 연출하고 있다.
남성들은 안에 패드가 붙어 있는 사각 팬티 수영복으로 `큰 남성'을 과시하기도 한다.
이같은 가짜 글래머붐은 쿠기, 쇼비즈 등 영캐주얼 업체들이 최근 뻥튀기 브래지어가 인기리에 팔리는데 착안, `뻥튀기 수영복'을 출시한데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각 백화점 등의 수영복 매장에선 이를 찾는 신세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정선양（23．회사원．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은 "남자친구와 실내 수영장에 가기로 했는데 평소 하고 다니던 뻥튀기 브라가 들통날까봐 애를 태우던 차에 뻥튀기 수영복이 나왔다고 해 부리나케 하나 장만했다"며
"들통나더라도 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한 일이니만큼 애교로 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쿠기의 한 관계자는 "이승희의 방한으로 가슴 신드롬이 일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바디 메이크업 수영복을 개발했다"며 "기다렸다는 듯이 사가는 젊은이들이 많아 매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대들은 `섹스 어필'을 가장 중요시 함에 따라 본격 바캉스철에 접어들면 뻥튀기 수영복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한편 뻥튀기 수영복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게 된 진짜 글래머들은 가는 끈만으로 처리한 비키니 수영복이나 시스루 수영복을 찾고 있다.
진짜 글래머가 자칫 가짜 글래머에게 가리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가슴과 히프를 최대한 노출시키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