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본격 더위 벨로드롬 '희비쌍곡선'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15시 20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벨로드롬에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찌는 듯한 폭염이 보약사발처럼 고맙게 느껴지는 `여름사나이'가 있는가 하면, 올라가는 수은주에 반비례해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지는 선수가 나타나는 등 기온의 상승에 따른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름철만 되면 페달질에 힘이 붙는 대표적인 선수는 허은회.
허은회는 지난해 3∼5월 연대율이 57％에 불과했으나, 무더위가 한창인 6∼8월 21회 출전, 18차례 입상해 연대율 86％의 폭발적인 질주를 보였다.
허은회는 특히 올해 5월까지 연대율 89％로 예년에 비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되는 이번달부터 얼마나 더 `고공비행'을 즐길지 관심사다.
이밖에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힐 때 기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선수로는 정세연, 김정수, 현정운, 이순우 등이 꼽힌다.
반면 강민구는 무더위에 약하기로 `대표주자'다.
최근 우수급에서 특선급으로 승진한 강민구는 지난해 5월까지 연대율 44％를 유지했으나, 6∼8월에는 16％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이와 함께 여름에 약한 선수그룹에는 정성기, 김우병, 조덕행, 문수병 등이 들어간다.
대체로 여름에 약한 선수는 체력소모가 많은 덩치 큰 선수들이란 공통점이 있고, 체격이 단단하고 야무진 추입형 선수일수록 기온상승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철에는 선행형 선수가 추입형보다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선행형의 뒤를 쫓다 막판 역습을 노리는 추입형은 장마철 앞선수의 자전거바퀴에서 튀겨지는 물보라와 미끄러운 노면 등으로 승부처에서 순간 폭발력을 발휘하기 곤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