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천] 방망이 무르익었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14시 57분
한화의 기세가 무섭다.
6월들어 6승2패.
한때 2할대 승률로까지 추락하며 `맡아논 꼴찌'라고 손가락질 당하던 모습에서 희미하게나마 `4강 가능성'을 점치는 상황으로 탈바꿈했다.
그 중심엔 톱타자 강석천（31）이 도사리고 있었다.
11일 현재 타율 3할2푼4리（173타수 56안타）.
꼬박꼬박 안타를 쳐내며 찬스를 만들더니 어느덧 11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강석천은 결코 기다리는 법이 없다.
볼카운트에 상관없이 비슷하다 싶은 판단이 서면 여지없이 방망이가 나간다.
강정길 타격코치는 "지금 한화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적극성"이라며 강석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지난 11일 청주 삼성전에도 강석천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선두타자로 나온 첫 타석부터 선발 김상엽의 초구를 두들겨 우익선상을 흐르는 2루타를 뽑아내며 `기'를 죽여 놓더니 6회에도 총알같이 뻗어가는 중전안타를 추가, 물오른 타격을 한껏 과시했다.
강석천의 투혼은 장종훈의 부활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을 한껏 자극했다.
백재호 정영규 허 준 등에서부터 "2스트라이크를 먹기 전까지 절대 휘두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까지 타격에 소극적이던 포수 강인권까지 덩달아 `춤추는 방망이' 대열에 동참했다.
초반 부진을 거듭하며 잔뜩 가라앉아 있을때 머리카락을 싹뚝 자르며 선수단에 투혼을 불어넣던 강석천의 `시위'가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11일의 패배로 비록 다시 꼴찌로 떨어진 한화지만 강석천이 있기에 반격을 준비하는 한화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