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진] '데뷔작 연기좋다' 칭찬에 흐뭇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14시 46분
이선진의 대변신이 시작됐다.
데뷔 이후 고수해오던 옆 가리마 긴 생머리를 싹둑 잘랐고, 앞머리도 녹색과 파랑색을 절묘하게 섞어 환상적으로 염색했다.
"모델 선발 대회서 대상을 받으면서 180도 달라져요. 촌스러운 필순에서 톱모델로요."
SBS TV `모델'이 전파를 타자 이선진은 독특한 분위기로 일약 시선을 모았다.
`삐까뻔쩍'한 모델들 사이서 유일하게 순수하며 소박한 필순.
걸쭉한 삼천포 사투리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에겐 `연기 잘한다'는 말이 쏟아졌고,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후배들의 방송활동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모델계 선배들에게도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이선진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극중에서 대상을 타는 것을 계기로 화려하게 변신, 톱모델로서의 행보를 확실히 보여 줄 생각이다. 지금까지 필순의 분위기에 맞추느라 자제했던 패션 감각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 제목 `모델'은 직업 자체를 의미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람 유형을 뜻하기도 해요. 제가 대표하는 유형은 가장 모델다운 사람이죠. 이후 무대위에서 대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여주는게 저의 몫이에요."
그 과정에서 그녀가 겪은 고생담은 굉장하다.
선발대회 직후 실어증에 걸린 이선진을 한재석이 물에 빠뜨리는 장면을 찍을 때다.
한강 다리 밑에서 진행된 한 밤의 촬영은 `압권'이었다.
물살이 거세지 않은 곳으로 고른게 반포대교 밑. 거의 도랑물에 가까운 곳에서 촬영을 하게 됐단다. 시궁창 뺨치는 냄새나는 물에, 오물은 둥둥 떠 있고.
예쁜 장면을 뽑아내기 위해 NG가 계속됐고 덕분에 그 물을 다 먹었다고 한다. 촬영이 끝나고 집에 오니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더라고.
"이강훈 PD 사전엔 아예 대강이란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 많이 배웠어요."
심혜진이란 좋은 동료를 얻은 것도 큰 수확. 둘이 티격태격 싸우는 장면이 많다보니 절로 친해져, 밤늦게 신당동 떡볶이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 쇼핑도 함께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성과는 `모델'을 통해 연기의 매력을 한 껏 느끼게 된 것이다. 촬영 시작 전 `드라마는 `모델'로 끝이다'라 생각했던 것도 수정할 만큼 이선진은 지금 연기에 푹 빠져 있다.
"모델 뿐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기억되고 싶어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야 말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