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어린애 동전-열쇠등 이물질 삼켰을때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14시 21분
`어린애가 동전이나 열쇠, 건전지 등 이물질을 삼켰을 때는 어떻게 할까.'
소아과 전문의들은 날카롭거나 뾰족하지 않고 둥근물체를 삼켰다면 일단 별다른 위험이 없다고 봐도 괜찮다고 말한다.
둥글고 크기가 작으면 식도－위장－소장－대장을 지나 변으로 나오게 되므로 한두달쯤 기다리면 된다.
비록 둥글고 작은 이물질이라도 병원으로 데려가 수시로 방사선을 찍어 대변으로 배출됐는지 여부를 매번 확인, 검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게 마련이다.
동전 등 이물질을 삼켜 기도가 막혔을 경우에는 앉아서 아이를 무릎 위에 엎드리게 한 뒤 머리를 가슴보다 낮게 해 어깨쭉지 사이를 짧고 강하게 두드려 이물질이 외부로 배출되도록 시도해보는 게 좋다.
크거나 긴 물체를 삼켰거나, 못이나 면돗날, 끝이 뾰족한 안전핀 등 날카로운 이물질을 삼켰다면 몸안에서 장천공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만큼 서둘러 병원을 찾아가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흡입된 이물질이 걸려 있는 위치에 따라 응급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물질을 삼킨 것으로 판단되면 인근 병원에서 우선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고 이물질이 걸려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는 특이한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24시간내에 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는 병원에 가야 한다.
식도에 24시간이상 이물질이 박혀 있으면 눌린 부위가 헐어 구멍이 나거나 심하게 출혈이 돼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방사선 사진촬영 결과, 이물질이 이미 식도를 지나 위장안에 있다면 날카롭거나 독성이 있는 물질이 아닌한 응급상황이 아니므로 기다려 봐도 좋다.
최근 전문가들사이에서는 비록 이물질이 둥글고 위험성이 적다 해도 위안에서 2주이상, 십이지장안에서 1주이상 빠져나오지 못하면 내시경으로 꺼내는 게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일 빙초산이나 알칼리성 세척제 등 조직을 부식시키는 것을 마셨을 때는 토하게 하지 말고 즉시 우유나 물을 한컵 정도 먹인 뒤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87년부터 96년까지 10년 동안 이물질을 삼켜 병원을 찾은 어린이 139명을 내시경을 통해 제거에 성공한 서울대병원 소아과 서정기교수는
"식도나 위를 통과한 이물질은 95% 이상 자연 배출되지만 닭뼈나 유리, 나무 장난감 등은 방사선 사진에 나오지 않으므로 내시경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