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민 관전평]노련한 피칭... '역시 김상엽'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00시 13분
이날 양팀 선발 삼성 김상엽과 한화 노장진은 이런 점에서 좋은 대조를 이뤘다.
김상엽은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를 많이 던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볼배합으로 타자를 요리한 솜씨는 일품이었다.
8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으나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 위기를 잘 넘기는 요령있는 투구를 했다.
김상엽이 백전 노장다운 노련한 피칭을 보여준 때는 0_4이던 6회말 무사 만루 볼카운트 1_0.
예상을 뒤엎고 송지만에게 가운데 직구로 정면 승부를 걸어 병살타를 유도해 내는 과감성을 보였다.
만약 도망가는 피칭을 했더라면 오히려 안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다.
반면 노장진은 힘 있는 직구와 커브 위주의 단조로운 볼 배합에 의존하다 초반에 마운드에서 물러 났다.
4회 김한수에게 몸쪽 높은 직구를 던져 2점 홈런을 맞았는데도 6회에도 똑 같은 볼배합으로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것은 생각해 볼 대목.
경기의 승패는 삼성의 홈런 3개로 결정 났다.
한화의 패인은 6회를 비롯, 3차례나 병살타를 치는 등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6회 무사 만루에서 2점 이상만 뽑았다면 김상엽에게 일방적으로 끌려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