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새가슴' LG 최향남 철심장 피칭
기사입력 1997년 06월 12일 00시 10분
경기 전 LG 선발 최향남은 `새가슴'이라는 옛 별명에 넉넉하게 웃었다.
마치 흘러간 유행가를 듣는 듯.
공연한 호기가 아니었다.
친정팀 해태와 맞선 최향남의 배짱피칭에는 뚝심이 넘쳤다.
시속 144㎞의 빠른 직구, 적절히 흘려넣는 체인지업과 커브.
부쩍 성숙해진 타자 조리법은 기본이다.
특히 대담함과 침착함에서 최향남의 피칭은 더욱 돋보였다.
3회 선두타자 김종국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지만 해태 타선의 에이스인 이종범과 2번 박재용은 범타로 처리했다.
3번 최훈재에게 적시타를 맞아 첫 점수를 내줬지만 `타자가 잘친 공'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대 위기는 6회 1사후 홍현우에게 안타를 맞고 견제 동작에서 보크를 선언당한 뒤 장성호를 사구로 내보내 2사 1, 2루를 내준 장면.
그러나 자신감으로 다시 태어난 최향남에게 `주자만 나가면 흔들리던 컨트롤'은 까마득한 기억이었다.
7번 김창희를 3구만에 삼진으로 잡아 위기 탈출.
7이닝동안 연속안타는 한차례도 맞지 않았고 한점차 살얼음 리드에도 조급함이 없었다.
비록 승리 투수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이제 `철심장'의 별명을 달라"는 최향남의 한바탕 시위.
이제는 반대편에 선 고향 호남팬들의 따뜻한 박수까지 제편으로 만들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