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로복싱] 최강 '주먹이동' 태국
기사입력 1997년 06월 11일 14시 40분
`태국의 약진, 한국과 일본의 추락.'
아시아 프로복싱의 무게중심이 태국으로 완전히 기울어져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 태국은 전통적으로 아시아 프로복싱의 3강(强)을 형성해온 국가.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들 3강중 한국이 최강으로 군림한 가운데 일본과 태국이 한국의 아성에 도전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질서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한국과 일본이 극심한 침체의 터널에서 헤매고 있는 사이 태국이 승승장구, 이제 아시아 프로복싱은 태국의 독무대가 되어버렸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세계챔피언은 WBA(세계복싱협회) 주니어라이트급 최용수 한명뿐.
80년대말 한때 5명의 세계챔피언을 보유했던 한국은 90년대 들어 챔피언숫자가 줄어들기 시작, 93년 12월부터 8개월간 세계챔피언을 한명도 보유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순수 일본계 세계챔피언은 한명도 없고 용병 챔피언 3명으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 출신의 WBC(세계복싱평의회) 플라이급 챔피언 유리 아르바차코프와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WBA 라이트급 챔피언 올라주벡 나자로프, 그리고 필리핀 출신의 WBC 페더급 챔피언 루이시토 고이즈미 등이 일본에서 활약중인 용병 세계챔피언들.
이들 3명의 용병챔피언을 제외하고 일본 복서가 최근까지 치른 세계타이틀전에선 13연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야마구치 히로시가 한국의 최용수에게 도전했다 판정패한 이후 13차례나 내리 패한 것.
가장 최근의 경우 지난달 24일 한국 원정도전에 나섰던 마쓰모토 고지가 수원에서 역시 한국의 최용수에게 도전했다 판정패했다.
반면 태국 프로복싱은 욱일승천하고 있다.
현재 태국이 보유한 프로복싱 3대기구의 세계챔피언은 무려 6명.
WBA에서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피치토 초시리워토와 주니어밴텀급 챔피언 요코타이 시즈오, 밴텀급 챔피언 다오룽 초시리워토 등 3명, WBC에서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사만 소차토롱과 밴텀급 챔피언 시리몬콘 신마나사크 등 2명, IBF(국제복싱연맹)에서 미니멈급 챔피언 라타나폰 소워라핑 등 1명이다.
이같은 챔피언숫자는 13명의 세계챔피언을 보유한 미국에 이어 당당히 랭킹 2위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기(國技)가 킥복싱인데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청소년들이 `헝그리스포츠'인 복싱을 외면하는 추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태국은 국기인 킥복싱 덕분에 오히려 복싱인구가 늘고 있어 마침내 아시아의 맹주는 물론,세계적인 강호로 떠올랐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아시아에서 태국 프로복싱의 독주는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