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좋은 일 하면서 왜 뺨맞을까'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5시 49분
끝내 밖에서는 못 찾은 파랑새가 집에 있더라지 않았는가. 지금 모방송자의 주간드라마 '파랑새는 있다'가 큰 인기다.
히트제조기, 젊은 작가 김운경의 안타중 하나인데 초반에 이런 인상적인 신이 있었다.
밤무대의 차력사 이상인이 새벽 약수터에 갔다가 약을 먹고 꼴깍 대는 정선경(봉미역)을 구해준다.
그런데 좋은 일을 한 차력사는 겨우 정신을 차린 여자에게 느닷없이 귀싸대기를 맞는다.
'짜샤! 세상 지겨운 사람 왜 살려 놨어?! 나 책임져!'라는 말을 들으면서. 이렇듯 좋은 일을 하면서도 때로는 뺨을 맞게 되는 모양이다.
지난 회에 에로비안 나이트가 하루에 여섯 번 때귀 맞은 사나이 이야길 했더니 그 정도는 약과라며 자기의 경우를 말해 온 중년 남자분이 계셨다.
그 남자의 젊은날의 비망록.
아침에 여자와 데이트 약속이 있어서 형의 구두를 빌리자고 했다가 제1의 귀싸대기 짝!
형인 마흔이 다 된 노총각으로 언젠가는 볼 맞선을 위해 월부로 구두를 맞춰 놓은 건데 그 걸 마수하자 했으니(옛날엔 구두도 월부로 맞췄다) 집에서 나오는데 차도를 뛰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간신히 인도로 잡아 끌었더니 짝! 마라톤 선수가 경기를 치르는 중였다지.
노인들이 짐을 들고 가실 때는 들어 드리라 해서 어느 꼬부랑 할머니의 짐을 뺏다시피 들어 드렸다가 짝! 노인의 지팡이를 빼앗으니.
요즘엔 산동네서도 보기가 힘든 것이 연탄 실은 리어카인데 그 연타 수레를 밀어 줬다가 연탄으로 귀싸대기를 맞았단다. 수레가 내리막길을 가는데 힘을 줘서 밀었으니.
양 쪽 뺨이 제야늬 보신각 종처럼 얼러 하게 터진 뒤에 드디어 그녀를 만났다. 약속 시간에 늦은 걸 사과하려과 사과를 샀겠다.
무슨 차를 들겠냐는 레지의 물음에 '칼을 달라!'고 했다가 가뜩이나 새감슴인 자신을 놀라게 했다는 이유로 레지에게서 짝!
사과를 다 깎은 다음 사과는 껍질에 영양분이 많다는 학교 생물시간에 배운 지식이 떠 올라 여자에겐 껍질만 주고 자긴 섹시하게 옷을 벗은 속 알맹이를 먹다가 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