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무스쿠리]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맹활약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5시 11분
그리스 출신의 지성파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가 유니세프（UN 아동기금） 친선 대사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니세프 친선 대사는 왕년의 명배우 오드리 헵번이 맡아 사랑의 온정을 펼쳐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명예직. 특히 굶주림에 허덕이는 소말리아를 방문한 헵번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 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무스쿠리는 전임자인 헵번과 마찬가지로 전쟁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차대전 기간 중 소녀 시절을 보낸 그녀는 독일군의 침공을 경험했고, 나중에는 끔찍한 내란을 겪어야 했다.
"어린 시절에 겪은 전쟁의 기억은 남은 일생 내내 지워지지 않은 고통을 남겼다"는 무스쿠리는 "어린이들을 항상 따뜻한 눈으로 바라 봤어요. 일단 세상에 그들을 데려온 이상 그들을 돌볼 의무가 있습니다"라며 대사직을 맡은 이유를 설명한다.
현재 무스쿠리는 지구를 누비며 전쟁터의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보스니아 유고슬라비아와 베트남 등을 방문했다.
지난 62년 `그리스 소녀의 노래'로 가수 활동의 첫발을 내디뎠던 무스쿠리는 지금까지 10개국어로 무려 1천 350여곡을 불렀다. 올해에는 뉴욕의 UN 총회에서 열린 유니세프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비록 그녀가 300장의 플래티넘과 골드 레코드, 16번의 국제 수상 경력이 있는 전설적인 가수지만 현재 펼치고 있는 유니세프 활동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전쟁과 재난, 기근 속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돕는 일이야 말로 골드 디스크보다 내게는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작지만 큰 사랑을 펼치는 실천가로 땀을 흘리고 있는 무스쿠리의 변신은 전쟁과 갈등으로 얼룩진 세상에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