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24세이브 해낸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4시 57분
여기까지 오는데 딱 3년 걸렸다.
OB 마무리 김경원（26）.
데뷔하자마자 불 같은 강속구와 슬라이더로 23세이브（방어율 1.11）를 따낸 93년을 제외하곤 3년 동안 사실상 한 일이 별로 없었다.
팬들은 이제나 저제나 `소방대장'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매번 배신감만 느끼기 일쑤였다.
그런 김경원이 올해는 달라졌다.
팀의 확실한 기둥투수로 뒷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다.
올시즌 기록을 들여다보면 김경원의 `영양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9일 현재 24경기에 나가 2승 무패 11세이브로 구원부문 3위, 39⅔이닝 동안 7자책점으로 방어율 1.59.
탈삼진 45개로 이닝당 평균 1.13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피안타율도 1할8푼4리에 불과하다.
시즌초반 후배 이경필에게 마무리를 내주고 중간계투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오히려 이게 약이 됐다.
김경원은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내가 모든 걸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고 난 뒤부터 투구내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정신적인 것 말고도 기술적인 면에서도 발전을 봤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하체회전이 몰라보게 빨라졌다. 발을 내딛는 스탭이 탄력있게 이동하다 보니 하체와 허리의 힘이 동반된 묵직한 구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팀우승을 최대목표로 꼽고 있는 김경원은 올시즌 특별한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통산 최다였던 지난 93년의 23세이브는 가볍게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