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언니등쌀에 눌려 지내긴 싫어'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4시 22분
극중 그녀의 말대로 '세상에 대한 눈치도 챘고, 그래서 세상 바뀌기보다 내가 먼저 변해야한다'는 확실한 인생관도 섰다.
'슈퍼 갔다와라' '옷좀 챙겨라' '물좀 떠다줄래'라는 언니 황신혜의 온갖 잔심부름에도 고분고분하기만 했던 이승연이 이제 '자기 인생'을 찾았고, 드디어 제목소리를 냈다.
MBC TV 주말극 '신데렐라'의 장혜원 역.
"성격이 크게 변한 건 아니에요. 착한 심성은 그대로 있되 '일'을 하게 되면서 적극적인 면이 뒤늦게 튀어나온 거지요."
멋부릴 것도 없는 퍼머머리에 헤어밴드 질끈 동여매고 헐렁한 청바지로 미모를 감췄던 그녀가 오즘 극중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길거리 취재팀에 의해 멘트하나 방송된게 지금은 일약 전속 CF모델로 계약했고, CATV에서 MC제의까지 왔다.
그 제의당사자도 언니의 출세노리개였던 케이블 TV 제작국장 이영하이고, 프로그램도 바로 언니가 맡았던 프로다.
"팬들이나, 방송가 주변에서 혜원이 역을 하는데 답답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가끔 해요. 하지만 참 편해요."
'첫서랑'에서 일편단심 '효경이'를 '끝낸 직후에 그보다 더한 착한 역을 하고 있으니 여간 답답하지 않겠느냐는 주위에 우려인데, 이 '장혜원이는 '일리있는, 또 충분히 이해가 가는 착함'이라 연기에 불편이 없단다.
그리고 원래 가졌던 '불의'를 보면 못 참는 '반동'도 슬슬 나타나고, 이제는 '이승연의 진짜'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최근의 히트는 이승연의 눈물연기.
생일 맞은 언니의 귀가를 기다리며 '오페라의 유령'을 듣는 김승우의 프로필을 보고 '연정'을 느껴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은 '말이 필요 없는 사랑'의 진한 감정을 표현했었다.
"대본에 있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런 감정을 느낄 것 같아요. 공감이 가는 부분이라 눈물도 그대로 나더라구요."
이 드라마에서 이승연은 '황신혜 목걸이'에 대항하는 자신의 유행상품도 창조해냈다. 정확히 '헤어밴드'가 아니고 외국배우 이름과 비슷한 '반데라스'라는 이걸 이승연은 원래부터 있던 컬렉션이라고.
'머리치장 안하는 혜원이 캐릭터에 맞게 하다보니' 유행이 따랐다는 것.
두 자매의 극명한 대비로 성공하고 있는 '신데렐라'의 예상되는 얘기는 황신혜의 파멸과 이승연의 승승장구.
더불어 김승우를 가운데 둔 묘한 두 자매의 애정심리전도 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