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파워팬티 이색착용 붐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프로야구가 중반전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LG 해태는 2강, 삼성 OB는 2중, 나머지 팀은 5할승률을 밑도는 4약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더위와 함께 장마도 곧 시작될 예정이어서 각 팀들은 1승을 올리려는 각종 지혜와 묘략을 짜내는데 열중입니다.

◇…LG 선수들 사이엔 새로운 유행이 일고 있답니다.
`팬티 뒤집어 입기'가 그것이죠.
보통 선수들은 허벅지 근육을 보호하기 위해 파워 팬티를 입고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LG 선수들은 너나할것 없이 재봉선이 밖으로 나오도록 뒤집어 입고 있죠.
땀이 흐르면 팬티의 재봉선이 활동을 거추장스럽게 하기 때문이라는데요 너무 편하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이젠 `뒤집어 입기'가 아예 정상적인 착용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키 170㎝의 LG 유종겸투수코치는 `키 맞추기'에 부쩍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투수 교체 때 마운드에 나가면 180㎝ 이상의 선수들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지요.
특히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가장 높은 플레이트를 밟고 서있고, 유코치가 한발 아래 쪽에 서있으면 더욱 차이가 커진다는 것을 알고 `위치 바꾸기'에 나섰습니다.

◇…한화의 꼴찌탈출을 위해 `불자'들이 한마음이 됐습니다.
한화가 초반부터 바닥을 헤매자 강병철감독과 오랜 교분이 있는 한 스님은 매일매일 축원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정영기코치의 친구로 지리산에서 `도'를 닦고 있는 수행자는 지난달 29일 `한풀이 제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음독자살한 2군 권근한의 한이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최근 5연승이 꼭 이들의 축원에서 비롯됐다고는 볼수없지만 꼴찌를 벗어나기 위한 주위 사람들의 정성이 선수단에게 보이지 않는 힘이 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프로데뷔 6년만에 첫승을 거둔 해태 김봉영이 경기뒤 특유의 입담으로 선수단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평소 재치있는 말솜씨로 선수들 사이에서 `코미디언'으로 통하는 김봉영은 이날 숙소로 돌아온 뒤 "5회까지 70％ 정도의 힘으로 던지다 6회부터 정작 100％ 전력을 다할 생각이었는데 교체해 아쉽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김봉영의 재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날 아침 스포츠신문 1면에 LA 다저스 박찬호의 패전기사가 나가자 잔뜩 인상을 쓰며 "김봉영 데뷔 첫승이 박찬호 패전보다도 못하냐"며 흥분해 주변 동료들을 황당하게 만들더랍니다.
참고로 김봉영은 올시즌 단 한경기에 출전한 선수입니다.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대만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영남대 도성세감독이 7일 저녁 원정경기를 위해 대구에 내려와있던 OB 선수단 숙소를 찾았습니다.
도감독과 절친한 사이인 김인식감독은 축하의 말과 함께 이 대회에서 14안타 가운데 홈런을 9개나 터뜨리며 MVP를 차지한 괴력의 타자 고려대 김동주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배명고 출신의 김동주는 작년 OB가 LG와의 98년 1차지명 우선권 싸움에서 이겨 내년시즌 OB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큰 선수죠.
김감독은 도감독으로부터 김동주가 "방망이는 물론이고 3루 수비도 1급"이라는 얘기를 전해듣고 "내년에는 3루수 안경현의 선수생명이 위험하겠다"고 농담하더군요.

◇…지난 8일 김광림이 현대로 이적해 오자 졸지에 현대 선수단의 `당서열'이 바뀌게 됐습니다.
그동안 34세로 맏형이었던 윤덕규가 두살 위인 김광림 때문에 2위로 밀려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윤덕규는 "이제 나도 형이라고 부를 선배가 생겨서 다행"이라며 오히려 좋아하더군요.
윤덕규는 "아직 최고참 소리 들을 나이도 아닌데 우리팀이 너무 젊어서 그동안 괜히 노장 대접만 받아왔다"며 때아닌 `회춘'을 반가워했습니다.

◇…연패를 밥먹듯이 하는 롯데 구단관계자들 사이에선 입조심이 한창입니다.
최근 부진을 벗어날 방법을 물으면 오히려 기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되묻는 것이지요.
모관계자는 선수단의 ▲경종을 울리는 충격방법, ▲사기를 올리는 방안중에서 어느것을 택할지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