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엽] '더이상 패전은 없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승수에 가속도를 붙인다.
삼성 에이스 김상엽（27）이 5승 사냥에 나선다.
10일 청주 한화전 선발을 앞둔 김상엽은 신인 마냥 마음이 설렌다.
트레이드 마크인 위력적인 직구가 살아나 시원스런 투구를 보여줄 자신이 있기 때문.
선발로 내정된 지난 8일 대구 OB전이 취소되자 마자 김상엽은 곧바로 경산 볼파크로 달려가 불펜피칭과 섀도피칭을 했다.
그동안 투구 페이스를 끌어올리느라 게을리했던 타자 성향에 대한 분석에도 적잖은 시간을 투자했음은 물론이다.
"컨디션이 좋아 의욕이 솟는다. 등판 간격이 긴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완투승을 따내 에이스의 체면을 살리겠다."
김상엽은 9일 현재 4승 3패 방어율 4.41로 에이스답지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허리부상 재발이 염려돼 볼을 제대로 뿌리지 못하고 밀어넣었다.
그러다 보니 주무기인 직구 스피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했다.
변화구도 컨트롤이 뒷바침된 것이 아니어서 위기에 몰리면 도망가는 피칭으로 집중타를 많이 맞았다.
그런 김상엽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은 지난달 24일 대구 현대전. 최고 시속 145㎞의 빠른 직구로 7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시원스런 투구를 한 것.
이어 지난 3일 대구 롯데전에서 6이닝 2안타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정상 페이스를 찾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권영호 투수코치는 "투구 밸런스가 잡혀 팔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기 때문에 볼 끝이 좋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패전투수는 사양한다"는 김상엽의 말에는 진한 자신감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