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실책에 운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도무지 아슬아슬해서 게임을 지켜보기가 겁날 지경이다.
현대가 연일 터져나오는 실책 때문에 휘청거리고 있다.
8일 현재 팀실책 45개로 OB（48개）에 이어 불명예 2위.
하지만 실제로는 현대야말로 `부동의 1위'다.
실책으로 공식 기록되지 않은 `진짜 실책'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사건건 승부와 직결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지뢰처럼 폭발한다는게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발기발기 찢어놓는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LG와의 잠실 3연전에서 내리 1점차 패배의 치명상을 입은 것도 실책성 플레이 탓이었다.
6일 경기 1회말 LG 톱타자 유지현의 땅볼을 3루수 권준헌이 몸을 옮기지 않은채 글러브만 갖다대다 빠뜨려 좌전안타를 헌납.
이어진 1사 1,2루에서 4번 심재학의 타구를 따라간 중견수 김병철이 글러브로 퉁겨내는 바람에 주자일소 2루타.
둘 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고 숨어버렸다.
다음날인 7일 3_0으로 앞선 2회말 서용빈의 플라이성 타구에 우익수 김갑중이 `만세'를 불러 3루타를 만들어준 뒤 후속 희생플라이로 1실점.
4회말 1사후 신국환의 타구를 중견수 전준호가 글러브로 `토스', 펜스앞까지 굴러가는 3루타를 내주고 똑같이 희생플라이로 실점.
이처럼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 때문에 `죄없이' 방어율만 잔뜩 높아진 투수들의 입이 튀어나와 팀분위기까지 흔들리고 있다.
김재박감독은 "글러브질이 미숙하다는 기술적인 문제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집중력이 상실된 증거"라며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