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J심슨] 재산도 삶도 파산직전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오는 12일은 니콜 브라운 심슨과 그녀의 애인 로널드 골드먼이 살해된 지 3주년이 되는 날.
이들의 살해범으로 지목돼 기소됐던 니콜 브라운 심슨의 전남편 OJ심슨은 재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아 `유전무죄'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후 브라운과 골드먼의 가족들이 낸 민사소송에서 패소, 재정적으로 파산직전에 와 있다.
또 형사소송에서 그를 기소했으나 패소한 백인 여검사 마샤 클라크는 여기자와 함께 쓴 `의심의 여지없이'란 자전적 수기 형식의 책으로 비소설부문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에 올라 이 사건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니콜 브라운 심슨 살해사건 3주년을 맞아 그와 단독으로 회견한 AP통신에 의하면 심슨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살인자로 보고 있으나 난 내 자신을 변호할 입장도 못된다"며 자신의 무력한 현상황을 한탄했다. 그는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고 그들이 잘못 알았다는 걸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현재 NFL의 연금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생활한다고 이 회견에서 밝혔다.
민사소송에서의 패소로 3천350만 달러를 원고측인 브라운과 골드먼 가족에게 지불해야 하는 심슨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그림들과 미식축구 선수시절 받은 트로피들을 모두 차압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심지어는 골프채까지 차압됐고 자택인 브렌트우드 맨션도 곧 잃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림과 트로피들을 빼앗겨 브렌트우드 맨션이 암굴처럼 삭막해졌지만 자녀 친구들의 부모들이 가져다준 그림들로 저택을 치장해 그런대로 견디며 살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저택을 잃더라도 다른 도시로 이주하지 않고 자녀의 친구들이 있는 LA근처에 계속 거주할 생각이다.
그는 심각한 재정난과 관련해 마이클 잭슨과 브루나이 국왕이 거금 160만 달러를 자신에게 빌려주었다는 최근의 보도를 부인했다. 자신의 두 자녀와 함께 산타 바바라 인근에 있는 마이클 잭슨의 네버랜드 목장을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누구도 돈 문제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그의 유일한 낙은 12세짜리 딸 시드니와 9세짜리 아들 저스틴을 돌보는 일과 골프. 아버지를 닮았는지 딸 시드니는 운동감각이 발달해 학교 농구팀의 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아들 저스틴은 골프선수로 대성하기 위해 골프를 배우고 있다.
리비에라 컨트리 클럽의 회원권을 박탈당했다는 심슨은 인근의 퍼블릭 코스에서 골프채를 렌터해 라운딩을 즐긴다고 밝혔다. `유전무죄'에 이어 `무죄무전 신세'가 된 그는 앞으로 자녀들과 라운딩해보는 것이 목표라며 가난하지만 아버지 노릇만은 잘해보려는 눈물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