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오토바이 시가행진에 '시선집중' 짜릿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초록색 가죽옷에 독일군철모, 배기량 1천200㏄의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몰고 다니며 길거리 신세대들에게 맥주를 권하는 시선집중도 만점의 이색 아르바이트맨.
하이트엑스필 맥주의 이미지홍보맨 이지훈씨（30）.
이씨는 동료 5명과 함께 6대의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에 나눠 타고 지난달 20일부터 한달 일정으로 서울시내 대학가와 명동, 강남역, 압구정동 등 신세대들이 모이는 거리를 돌며 `모터 퍼포먼스'를 펼친다.
6대의 대형 모터사이클이 시속 30∼40㎞의 속도로 정연히 대열을 이뤄 주행하다 하이트엑스필의 주된 소비자층인 젊은이를 만나면 즉석에서 맥주를 나눠주며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
이씨의 본업은 프리랜서 컴퓨터프로그래머.
아메리칸 대형바이크의 상징인 할리데이비슨만 7년째 탄 이씨는 PC통신을 통해 아르바이트 모집공고를 보고 곧바로 원서를 냈다.
이씨가 본업을 뒤로 하고 아르바이트전선에 뛰어든 것은 하루종일 모터사이클만 탈 수 있다는 메리트때문이었다.
배기량 1천200㏄, 600㏄, 100㏄짜리 등 모터사이클만 3대를 소유하고 있는 이씨는 일을 시작하며 모터사이클 마니아이기도 한 아르바이트 동료 5명과 함께 굳은 약속을 했다.
교통신호지키기, 낮에도 안전운행을 위해 전조등켜기, 골목길을 지날때 배기음 줄이기 등을 실천해 모터사이클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힘쓰자는 것이었다.
"반응은 생각했던 것 이상입니다. 우리 대열을 본 젊은이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은 물론이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아우성이거든요."
대형 모터사이클 면허취득의 난점과 경제적인 문제, 주위의 반대 등으로 할리데이비슨을 꿈만 꾸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는 것 같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배기량 1천200㏄의 모터사이클을 타고다니는 이씨는 승용차도 가지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씨의 승용차는 배기량 800㏄인 티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