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올여름 장마길고 시원' 비상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올 여름 영업목표 헷갈리네.'
장마가 예년보다 길고 시원한 여름이 되겠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기후에 민감한 놀이공원들이 비상이 걸렸다.
용인 에버랜드, 서울랜드등 야외 공원들은 비수기인 장마가 예년보다 1∼2주 길어진다는 예보에 영업 목표 미달을 걱정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장마뒤에 폭염으로 이어지지 않고 시원하겠다고 하자 `야간 입장객이 줄어든다'며 걱정이 태산같다.
용인 에버랜드는 장마시즌에 대비, 대상 50만원, 금상 30만원 등 상금을 걸고 장마철 고객끌기 아이디어 공모를 하고 있다.
6월 입장객 목표는 120만명, 7월은 장마를 감안 65만명 정도로 잡았으나 장마가 빨리오고 길어지면 목표 달성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정작 걱정하는 것은 시원한 여름. 그날 입장객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야간 입장객수가 줄어들고 올해 150만명 입장을 목표로 잡고 있는 물놀이시설인 `캐리비안베이'도 영향을 받을 것이 뻔해 앞으로 전개될 날씨에 신경을 곧두세우고 있다.
서울랜드와 대구 우방타워랜드, 양산 통도 판타지아도 입장은 마찬가지. 매년 겪어 이골이 난 상태지만 예년보다 길다는 예보에 걱정만 하고 있을뿐 별 뽀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마냥 앉아 있을수도 없어 조만간 묘수찾기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도심에 있어 여름철 야간 입장객비율이 70%이상으로 높은 대구 우방타워랜드는 "작년의 경우 새벽까지 붐볐고 폐장해도 문앞에 돗자리를 깔고 밤을 새우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올해도 무더위가 시작되면 오전 2시까지 야간개장할 예정인데 계획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시원한 날씨'에 야간 입장객은 줄겠지만 오히려 낮 입장객은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실내 공원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는 기상청예보에 만면의 웃음을 띠고 있다. 장마가 길어지면 입장객이 더 늘어나며 서늘한 여름날씨도 분명 득이 된다고 좋아하고 있다.
롯데월드측은 비가 오락가락한 날이 17일이나 됐고 기온도 예년보다 낮은 지난 5월의 경우 입장객이 작년(38만명)보다 134%나 늘어난 54만명에 달한 반면 에버랜드와 서울랜드는 각각 작년의 95%, 96%수준에 머물런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것이 날씨이고 상황변동이 많은 것이 인생사인 만큼 이들 놀이공원들의 대차대조표는 여름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