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日, 한국스타 스카우트 이유
기사입력 1997년 06월 08일 14시 37분
한국축구의 간판 홍명보（28）가 8일 일본프로축구 벨마레 히라츠카에 입단하기 위해 현해탄을 건넜다.
그가 새로운 축구인생을 펼치게될 일본프로축구（J리그）는 이제 유럽과 남미에 이어 세계 3대 축구시장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90이탈리아 월드컵 득점왕인 스킬라치（이탈리아）를 위시해 94미국월드컵 `드림팀' 브라질의 주장 둥가와 조르징요, 스토이코비치（유고） 로드롭（덴마크） 등 한시대를 풍미한 골게터들도 적잖다.
비록 관중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왜 하필 일본에 가느냐'는 얘기는 억지 자존심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본서 홍명보가 선전을 한다면 2002월드컵 공동개최를 둘러싼 한일양국의 향후 `월드컵 공조'도 그만큼 부드러워질 수 있다.
문제는 홍명보가 과연 국민적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느냐 하는 것이다.
홍명보의 성패는 개인적인 성공여부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은 왜 한국의 스타들을 불러 들이는가.
여기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다고 한다.
적당한 값에 전력상승을 꾀하고, 한편으로 느긋하게 한국의 수준을 품평（品評）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국서 촉망받는 대스타가 일본에서 망신을 당할 경우 그를 스카우트한 팀은 울지 모르지만 일본 전체는 웃는다.
이는 실제 어느 일본인 학자의 시각이기도 하며 일본서 뛰어본 선수들도 하나같이 `가능한 얘기'라고 입을 모으는 것이다.
한국이 `국보'라고 칭송해 마지않던 프로야구의 선동열.
요즘은 `세이브의 천재'니 `나고야의 태양'이니 떠들썩하지만 극도의 부진을 보인 작년시즌 일본인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똑같은 논리가 홍명보에게 적용된다.
홍명보가 돈이나 벌기 위해 J리그에 뛰어든 한물간 외국스타들과 달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