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리] 여자양궁 '샛별'
기사입력 1997년 06월 08일 14시 37분
세계 최강의 한국양궁이지만 항상 의외의 사고가 터지곤 한다.
지난 87년 프랑스의 COQ 국제양궁대회서 당시 청주여고 1년생이던 김수녕이 예상치도 못했던 금메달을 따냈었고 지난 93년에는 터키 세계선수권대회서 당시 여주종고 1년생이던 김효정이 개인전 우승을 하는 파란이 일으켰었다.
그런데 7일 경주에서 폐막된 제2회 코리아 국제양궁대회서도 이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
주인공은 전주여고 1년생인 대표팀 `막내' 김두리（16）.
국제대회 출전경험이라곤 이번이 처음이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김두리는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모두 물리치고 당당히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여자양궁의 `고1 신드롬'이 다시 살아난 것.
오는 8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캐나다 빅토리아）를 앞두고 대표선수 8명을 뽑는 선발전에서 재야선발전부터 시작한 김두리는 5위를 차지해 난생 처음으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갔다.
아직은 약점이 많은 김두리지만 그만한 강점도 가지고 있다.
파워있는 슈팅이다.
1m72의 신장에 한때 82㎏까지 나갔었던 김두리는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현재 71㎏으로 다이어트를 했지만 파워는 그대로여서 여자로서는 버거운 42파운드짜리 활을 사용하고 있다.
여자대표선수들이 쓰는 활의 무게가 38∼40파운드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힘이 얼마나 센지를 가늠할 수 있다.
여기에다 김두리는 사대에만 서면 다른 사람들이야 어찌됐던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슈팅만을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슈팅자세가 확고하지 않고 대회출전경험이 적은 것이 흠이라고 서오석 대표팀 감독은 평가하고 있다.
김두리는 "우선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갈 대표 최종선발전을 통과하는게 목표"라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